혈우병에도 '원샷' 치료제가? 희귀의약품 '피다나코진' 어떤 약

B형 혈우병에 유전자치료제 등장...화이자 도입 신약, 1회 주사로 효과 확인

[사진=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 뉴스1]
희귀 유전성 출혈장애인 혈우병 분야에도 원샷 치료제의 처방권 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국적제약기업 화이자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도입한 신규 유전자치료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fidanacogene elaparvovec)'이 주인공이다.

해당 약제는 B형 혈우병에 특화된 치료제로, 단 1회 주사만으로도 환자 관리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진다. 기존 표준치료의 경우, 반복적인 정맥 주입 치료를 필요로 했다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의 B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들은 품목허가 시 신속 심사 대상이 되는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치료제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통상 혈우병은 여러 혈액응고인자 중 특정 인자가 결핍돼 발생하는 유전성 출혈질환으로 대부분 남성에서 나타난다. 발병률은 남성 2만5000명 중 1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혈우병 환자는 경미한 부상에도 과도한 출혈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B형 혈우병의 경우, 특징적으로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IX)의 결핍이 관찰되며 선천성 제9 응고인자 결핍증 또는 크리스마스병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표준치료법으로는 출혈을 조절하고 예방하기 위해 혈장 유래 또는 재조합 응고인자 제9인자를 반복적으로 정맥 주입해야 한다. 때문에 해당 혈우병 환자 관리 분야에는 미충족 수요가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 캡시드와 고활성도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 유전자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더욱이 응고인자 제9인자를 정기적으로 주입하는 대신 1회 치료만으로도 해당 응고인자를 생산할 수 있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실제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3상 BENEGENE-2 연구에서도 뚜렷한 혜택이 확인됐다. 6년간 진행될 예정인 해당 임상에서는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을 1회 정맥주사한 유전자 치료군에서는 표준요법에 비해 연간 출혈률(ABR) 발생에 있어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주요 분석 결과,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을 투여한 환자군의 경우 12주부터 15개월까지의 평균 ABR은 1.3인 반면 표준요법 군은 4.43이었다. 이는 표준요법 대비 ABR을 71% 감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화이자가 2014년 12월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가 개발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해당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한 후속 임상 및 제품의 제조, 글로벌 상용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한 상황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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