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가스 치료' 고압산소통, 치매 암 치유까지

[김희덕의 잠수의학 세계]

고압산소의학은 잠수병에서 치매, 암 치료, 노화 방지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사진=H리버스에이징센터]
현대 의학은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99.99% 의사들이 하는 '대기압' 의학, 즉 우리가 매일 보고 또 알고 있는 바로 그 의학이다. 우리가 사는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질병과 치료를 담당한다.

이와 별개로 공기가 희박한 '저기압' 상태에서 환자의 생리와 질환, 치료법을 다루는 항공우주의학, 반대로 바다 밑 '고기압' 상태를 다루는 잠수의학(또는 수중의학)이 있다.

항공우주의학이 우주선이나 항공기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잠수의학은 잠수부와 잠수정 승무원들을 주로 다룬다.

특히 잠수의학은 수심 10m를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증가하는 고압력, 고산소, 고농도의 호흡 기체를 흡입하고 인체가 적응하고, 생기는 질병을 치료한다.

민간의료 영역에서 감압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한 2003년 3월, 환자의 대부분은 바닷가의 수중 해산물 채취를 전문으로 하는 잠수부였으며 간혹 산업현장의 산업잠수부, 그리고 스포츠 다이빙을 즐기는 스포츠 다이버가 있었다.

그런데 그 잠수의학이 이제는 고압산소의학 영역으로 확대되고 또 발전하고 있다. 관련 의학 선진국인 일본, 미국, 유럽의 발전 속도를 보면 눈부시다. 우리나라도 최근 고압산소의학 영역이 많이 넓어졌다.

잠수의학, 수중의학에서 이젠 뇌졸중 치매 암 치료에까지

변화의 핵심은 산소이다. 산소는 박테리아를 죽인다. 살균기능이 있다는 얘기다. 산소는 또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흉터가 생기지 않고 상피세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발전된다.

산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그 효과는 더 좋아진다. 따라서 공기에 있는 21% 산소 농도가 2기압으로 올라가면 42% 농도로 바뀐다. 그리고 만약 2기압에서 100%의 산소를 마신다면, 대기압 상태에서 200%의 산소를 마시는 효과로 된다.

이때부터 고농도의 산소가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 치료되는 질병도 미국 잠수, 고압의학회에서 인정한 질병부터 현재 연구 중인 질병까지 매우 다양하다.

초기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증(일명 연탄가스중독증), 감압병(잠수병)을 치료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후 각종 유해가스 흡입, 화상, 외상 후의 구획증후군과 같은 외과적 응급 치료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선 뇌농양,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망막 중심 동맥폐쇄증과 같은 신경세포 회복과 관련된 영역으로 치료 범위가 넓어졌다.

또 혈류장애에 의한 세포의 저산소증을 개선해 당뇨발, 버거씨병, 난치성 상처, 욕창, 수지 접합 수술 후, 방사선 치료 후 합병증 등으로 더 발전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자폐증, 뇌졸중, 뇌수술 후 뇌부종,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신경학적 영역뿐만 아니라 스포츠의학 영역, 노인의학, 심지어 항노화 관련 분야까지 고압산소치료 대상이 넓어졌다.

특히 암 환자의 항암제, 방사선 치료 후의 회복 등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관련학계도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고압산소의 효능과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지는 않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살균기능, 세포의 재생기능, 미토콘드리아의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드는 것을 지연시키는 기능 등 아직도 많은 미지의 기능이 연구되고 있어, 향후 블루오션 영역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최근에는 장비 보급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그 기능도 개선되어 다양한 전문과에서 도입되고,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응급의학 영역에서 전문 분야별 전문의들의 적극적인 연구와 치료가 확대된다면 그 분야의 장래가 밝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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