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흘리고 피로하다면? ‘이것’ 의심
부쩍 더워진 요즘, 더위를 참기 어렵고 땀을 과하게 흘린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질환이다. 갑상선은 목 안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을 배출해 위장관 운동, 체온 유지 등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갑상선호르몬이 과하게 나오면 우리 몸은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고 소모한다. 넘치는 에너지를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남는 에너지는 열 형태로 발산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가 유독 더위를 심하게 느끼는 이유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고 유난히 더위를 못 참는 경향이 있다”며 “여름이 되면 더위를 많이 타서 병원을 찾은 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리면 더위 외에도 심혈관계 운동이 증가해 맥박이 빨라지고 손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장의 운동이 빨라져 화장실을 자주 찾거나 많이 먹어도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함을 느껴 우울증이나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양이 줄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50~60대 유병률이 가장 높고 남성보다 여성이 최소 2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자가면역 질환이 대부분이며 그레이브스병이 대표적이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용체에 항체를 형성해 갑상선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이문규 교수는 “갑상선항진증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며 “이전과 달리 땀이 많이 나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치료하려면 약물요법, 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 등을 할 수 있다. 약물요법은 항갑상선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통상 1~2년간 약물을 이용하고 약제를 끊은 뒤 재발 여부를 관찰하는 치료법이다. 단, 약물 투여 기간이 짧다면 재발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하는 환자들은 처음부터 방사성 요오드 치료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수술은 과거와 달리 갑상선이 매우 큰 경우가 아니라면 시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