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인류 이전의 영장류의 공통 조상에서 시작
자위행위의 기원은 4000만 년 전 고대 영장류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왕립학회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U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 발견은 과학자들이 자위행위에 대해 수집한 가장 큰 데이터 세트에서 나온 것으로, 인간이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선조로 가득 찬 생명나무의 한 가지에서 유래했음을 확인시켜 준다. 논문의 제1저자인 UCL의 마틸다 브린들 연구원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행동이 약 4000만 년 전 모든 원숭이와 유인원의 공통 조상 때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라며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종에게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내려온 진화적 특성”이라고 말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자위행위는 비용이 많이 들고, 산만하며, 낭비적이고, 심지어 위험해 보인다. 그렇기에 진화론적 수수께끼처럼 보이는 이 행동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진은 그 역사를 깊이 파고들었다. 영장류의 수음에 관한 수백 개의 출판물과 영장류학자 및 사육사에게 실시한 설문 응답 및 개인 메모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이 정보를 영장류 진화 나무에 지도화해 영장류의 자위행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자위행위가 모든 성별과 연령대의 영장류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음이 4000만 년부터 시작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암컷에 비해 데이터가 풍부한 수컷에게서 힌트를 발견할 수는 있었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남성의 자위행위가 짝을 임신시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서열이 낮은 수컷은 성관계 전에 흥분을 증가시켜 파트너를 더 빨리 수정케 할 수 있다. 즉, 건장한 경쟁자가 그들을 쓰러뜨리고 재미를 망칠 기회를 갖기 전에 수정에 성공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수음은 또한 수컷이 오래된 정자를 배출하게 해 더 신선하고 경쟁력 있는 정자로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것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연구진은 영장류 수컷의 수음이 성병 감염 수준에 따라 증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성관계 후 자위행위가 생식기를 씻어내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브린들 연구원은 여성의 자위행위의 진화적 동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가지 가설은 성관계 전 수음이 영장류 암컷에게 어떤 수컷이 임신을 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브린들 연구원은 “자위행위는 동물계 전반에 걸쳐 매우 흔한 행동이며, 이전에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수음을 죄악시하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자위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자 건강한 성행위 레퍼토리의 일부”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pb.2023.006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