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잔데 자꾸 턱수염이 나요”

호르몬 수치 변화,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영향

폐경에 이르지 않은 젊은 여성의 입 주변으로 굵은 털이 자란다면 원인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PeopleImages/게티이미지뱅크]
여성도 입 주변에 잔털이 날 수 있다. 눈에 띌 정도로 굵은 털이 나는 여성들도 있다. 턱에 전에 없던 굵은 털이 자라나기 시작했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호르몬 수치 변화에 있다. 여성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에스트로겐 비중이 높다. 나이가 들면 두 호르몬 비중이 변화하면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턱에 털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테스토스테론 등 남성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남성 호르몬을 총칭하는 안드로겐은 모낭과 상호 작용한다. 모낭을 활성화해 더 길고 두껍고 뿌리 깊은 털이 생기도록 만든다.

단, 갱년기 여성 모두가 호르몬 변화로 수염이 자라는 건 아니다. 유전자의 영향도 받는다. 안드로겐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를 보인다는 것. 만약 가족 중 수염이 두드러진 여성이 있다면 자신도 같은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갱년기 여성의 턱에서 털이 자라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폐경기 이전의 젊은 여성에게 턱수염이 자란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 여성 대비 안드로겐 수치가 높다는 의미일 수 있는데, 이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선천성 부신과다 형성증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일 수 있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흔한 원인이 되는데, 여드름이 생긴다거나 월경 주기가 비정상적이라면 더욱 이를 의심해볼 수 있겠다. 질병관리청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연구에 의하면 이 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털이 나는 부작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니,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선천성 부신과다 형성증은 상대적으로 드문 원인이지만, 여성의 남성화를 유발하는 질환인 만큼 수염 발생을 유도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데, 생식기 등에 이상이 생겼을 땐 외과적인 수술을 하기도 한다.

부신에서 당질코르티코이드를 많이 생산하는 쿠싱증후군이 있어도 털이 자랄 수 있다. 체중이 갑자기 늘고 혈압이나 혈당이 쉽게 올라가며 멍이 잘 드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겠다.

이처럼 기저질환이 있을 땐 이를 치료하는 게 우선이며, 폐경 등이 영향을 미쳐 원치 않는 털이 자란다면 영구 제모처럼 의료기술의 힘을 빌릴 수 있겠다. 털이 회색이나 흰색으로 변하면 레이저 제모가 통하지 않으니, 제모를 원한다면 아직 털이 검은색일 때 시도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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