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수술 이후 팔다리 붓는다면? '이것' 의심
암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임파선)을 제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암 치료 뒤에도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림프부종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을 통해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팔다리가 붓는 질환이다. 몸의 말단부에서 중심부로 림프액이 이동하는 가느다란 관인 림프관과 림프절로 구성된 림프계가 망가지면서 림프액이 쌓이는 것이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생길 수도 있지만 암을 치료한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유방암이나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을 수술하는 과정에 림프절을 절제 및 제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유방암 환자의 15~20%는 림프부종을 경험한다. 유방암은 치료 시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할 수 있어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가 흔하다. 림프절을 절제하면 팔에서 올라온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팔이 붓는다. 난소암과 자궁암도 수술 시 골반 벽 주변의 림프절을 절제해 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이 생기기 쉽다. 간혹 전립선암을 수술한 남성도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다.
림프부종은 팔이나 다리가 통증없이 천천히 부어오른다.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각화증, 습진성 피부염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림프부종이 지속하면 세균 감염으로 팔다리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봉와직염이 쉽게 생길 수도 있다.
림프부종은 초기 6개월 정도는 림프 마사지, 압박스타킹이나 붕대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는다. 50% 이상의 환자는 물리치료만으로 낫지만 6개월 이상 물리치료를 받았음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림프부종 치료는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림프부종이 발생한 지 1년 미만인 초기 환자는 림프정맥문합술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려대안산병원 성형외과 김덕우 교수는 “림프정맥문합술은 팔이나 다리를 지나가는 림프관을 정맥과 연결해 림프액이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며 “0.3mm의 림프관을 연결하는 작업은 초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미세수술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이 1년 이상 진행하거나 증상이 심하면 림프관 자체가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도 오히려 정맥에서 림프액을 역류시킬 수 있어 림프절 이식술이 적합하다. 이는 매우 작은 수술 바늘로 봉합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림프절 이식술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림프절 이식술과 함께 지방흡입술, 피부절제술을 병행할 수 있다. 비대해진 팔다리의 지방을 흡입해 줄이거나 늘어진 피부를 절제하고 봉합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림프부종도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며 “다만 림프부종은 100% 완치가 어려워 수술 이후에도 림프 마사지, 압박치료, 운동요법 등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