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오존 경보' 왜 위험할까?
호흡기부터 다양하게 영향
한낮 최고기온이 25~30도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5월에만 전국에 오존주의보가 75회 발령됐다. 시간당 대기 중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오존주의보가 발령된다. 수도권 연평균 오존주의보 발령은 2017년 25일 87회에서 2021년 33일 158회로 발령 일수와 횟수 모두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존 농도도 덩달아 치솟을 것으로 보여 국민 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기 성층권에서 생기는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하고 생명을 보호하지만, 지표로부터 10km 이내의 대류권에서 발생하면 인체에 해롭다. 적당량 존재할 때는 강력한 산화력으로 살균, 탈취 등의 작용을 하지만 기준 농도 이상의 오존은 호흡기나 안구 질환을 유발하고 태아의 발달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오존 농도를 높이는 원인은 대기 오염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스프레이나 냉동기 등에 사용되는 프레온가스, 농약 등 지상에서 방출된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오존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존 경보가 발령되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불편이 따른다.
높은 농도의 오존은 불쾌감, 기침, 두통, 피로감이나 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복사작업을 할 때와 비슷한데,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가우며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강효재 교수는 “오존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호흡 기능을 떨어뜨리고 기관지천식, 만성기관지염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농도가 더 높아지면 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1~2시간만 고농도 오존을 흡입해도 정상 몸 상태를 되찾기까지 여러 날이 걸린다”고 말했다.
0.1~0.3ppm 농도의 오존에 1시간 동안 노출되면 기침, 눈/호흡기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0.3~0.5ppm의 농도에 2시간 노출되면 운동 중 폐 기능이 떨어지고, 0.5ppm 이상에 6시간 노출 시 마른기침과 흉부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1ppm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노출되면 기관지염이 생기며 1.25ppm에서는 1시간이 지나면 호흡 기능이 떨어진다. 이보다 농도가 더 높아지면 폐부종, 폐출혈 등 폐 기능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실내에 있는 것이 최선이다. 오존은 기체 형태여서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는데, 실내에서는 오존량이 실외보다 30~50% 정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학교에서는 체육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약자라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외선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피부 노화가 빨리 진행돼 각질이 두꺼워지고 색소가 증가한다.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얼룩덜룩하고 칙칙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며,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긴 팔과 긴 바지를 입어 오존이 피부에 닿는 것을 줄이고, 외출 뒤 오존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오존의 강한 산화력은 피부의 비타민 E와 C를 고갈시키고 피부 표면의 지방을 산화시켜 보호기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며 “외출 후 이중 세안으로 오존을 꼼꼼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