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아이, 사춘기 빨리 맞는 건 ‘이것’ 때문?
비만 아동의 콜레스테롤, ‘조숙’ 불러…훗날 암 위험과도 관련 있어
살이 찐 어린이가 일찍 사춘기를 맞는 것은 콜레스테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초파리 실험에서 비만한 어린이가 일찍 사춘기를 맞는 주요 원인이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아동의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어린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소녀들이 그렇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1977년 이후 10년마다 사춘기가 평균 3개월 더 일찍 시작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분명치 않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다. 조기 사춘기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남길 수 있으며 훗날 암, 당뇨병, 우울증, 심혈관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모델 유기체’인 초파리 실험 결과 조기 사춘기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의 일종…비만 아동 체지방엔 콜레스테롤 훨씬 더 많아
연구의 주요 저자인 킴 레위츠 교수는 “콜레스테롤은 지방에 속하며 과체중인 경우 체지방에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포함된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초파리가 일찍 성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초파리의 지방 조직과 뇌의 특정 지지세포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성숙기에 이를 때까지 초파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초파리와 사람의 신체 시스템은 매우 비슷하다. 지방 조직의 콜레스테롤이 소아 비만과 조기 사춘기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 유충에게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여 자신들이 세운 가설을 시험했다.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이지 않은 초파리 유충(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을 섭취한 유충이 지속적으로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빨리 사춘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파리의 체지방과 뇌의 지지세포에 쌓인 콜레스테롤이 성장호르몬을 더 많이 내보낸 결과다.
임계 체중에 이르면 신체 시스템, 뇌 센터에 성숙 시작 신호 보내 사춘기 진입
초파리의 체중과 체지방량이 늘어나는 동안 특정 지점, 즉 임계체중(critical weight)에 이르면 성숙을 시작한다는 신호가 나타난다. 초파리의 신체 시스템은 특정 지점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들어 뇌 센터에 성숙을 부추기는 신호를 보낸다. 이 호르몬은 인간의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에 해당한다. 레위치 교수는 "과체중 아동은 체지방이 더 많기 때문에 발달 초기에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저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똑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세포 성장을 활성화하며 이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연구 결과(Insulin signaling couples growth and early maturation to cholesterol intake in Drosophila)는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