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좋은데 성적이…내 아이 혹시 ADHD?
[채규만의 마음 이야기] 성적 부진에는 여러 이유
많은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 성적에 관심을 가지고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대개 부모들은 학교 성적이 좋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적은 좋은 대학교 진학과 안정된 직장 취직은 물론 결혼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따라서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 자녀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 압박하며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자녀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
▸지능이 저조한 경우: 아무리 자녀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자녀의 지능이 80 이하로 저조하면, 인지 능력에 한계가 있다. 이런 아이를 일류 대학에 보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자녀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오히려 일탈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자녀의 지적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IQ 검사를 해서 자녀의 좌뇌, 우뇌가 균형 있게 발달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 언어능력, 공간 지각 능력, 사회적 판단의 성숙도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자녀의 IQ 수준에 맞게 학습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에 대한 동기가 부족한 경우: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의 머리는 좋은데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공부 대신에 게임만 한다고 불평을 하는 이들이 많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자신이 하는 공부에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탐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란다면 자녀의 특성을 파악하고 대화를 통해서 관심 분야를 찾아내고 이를 지원해 주려는 배려가 중요하다.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면 주인 의식은 없이 엄마를 위해서 공부하게 되고 공부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진다.
▸정서 불안과 행동장애: 정서가 안정되어야 자신의 심리적인 에너지를 공부에 투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친구와 문제가 있어서 불안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내적으로 공상, 걱정, 염려, 자기 연민 등 생각에 빠져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러한 자녀들은 충동적인 행동, 심하면 마약 복용, 가출 등의 행동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정서적 불안을 보이면 자녀와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해 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부모의 만성적인 갈등: 부부가 만성적으로 갈등도 아이의 학업는 악영향을 미친다. 부부간에 폭력이 발생하거나, 부부싸움 중 이혼을 언급할 경우 자녀는 학교에 가서도 부모가 어제 싸웠는데 혹시 이혼하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하며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고 우울하고 불안해한다. 자녀가 심리적인 에너지를 공부에 집중하게 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결혼 생활이 안정되고 행복해야 한다. 부모의 갈등이 심한 사람들은 꼭 부부 상담을 받아서 안정된 가정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y): 자녀에 따라서는 읽기 장애, 또는 수학의 장애, 쓰기 장애가 있는 아동들이 있다. 국어나 수학의 특정 분야에 성적인 저조한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과 면담을 하고 학습장애 진단 검사를 해서 자녀의 학습 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ADHD(주의 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란 무엇인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자녀와 가정환경, 자녀들의 학교와 친구 관계를 살펴보았는데도 문제가 없고, 자녀가 똑똑한데 성적인 안 오르고, 또 게임이나 자녀가 관심이 있는 행위에는 집중하는데 공부만 하려고 하면 집중을 못 하고 주의가 산만한 것 같고 숙제도 잘하지 못하고 성적이 저조한 경우에는 자녀가 ADHD를 경험하고 있는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아동의 7~8%는 ADHD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소년원에 있는 비행 청소년들은 약 50% 이상이 ADHD 증상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ADHD 증상과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 반사회적인격장애를 겪게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한다. ADHD는 크게 2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주의 결핍과 과잉행동을 동시에 보이는 경우와 주의 결핍만 보이며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고 공상과 백일몽을 꾸면서 주의 집중을 못 하는 ADHD가 있다. 자녀들의 ADHD 증상을 조기에 알고 대처해야 한다.
▸교사가 지적하는 ADHD 아동의 수업 중 행동
교사들이 보고하는 ADHD 학생의 증상은 수업 도중에 옆 사람과 잡담을 하고, 몸을 자주 움직이고 심할 때는 수업 중에 교실을 돌아다니고, 교사의 말보다는 다른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지시 사항을 반복해야 하며, 지시도 잘 따르지 못하고, 과제를 시간 안에 완수하지 못하고, 숙제를 내지 않고, 수학 문제를 풀 때 쉬운 문제도 실수를 잘해서 성적이 저조하다고 한다. ADHD 학생은 수업 중에 산만하고 공부에 집중을 못 한다고 행동 평가를 받는다. 교사들과 면담을 해 보면 한 반에 2~4명 정도는 ADHD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부모들이 보고하는 ADHD 자녀의 행동 특징
부모들이 관찰한 ADHD 아동의 특징은 자녀는 똑똑한데 공부는 지속해서 못하지만, 게임은 제재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한다. 숙제를 잘하지도 않지만, 숙제를 학교에 가지고 가도 잊고서 제출을 안 하거나, 방을 어지럽게 하고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고 속상해 한다.
▪ADHD 진단 기준
▸주의 결핍 장애 진단 기준: 아동이 7세 이전에 다음의 주의 결핍 9개 행동 중 6개 이상에 해당하는 행동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보이면 주의 결핍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1) 자세한 사항에 주의하지 못하거나, 숙제, 일, 또는 다른 활동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함. 2) 과제나 놀이에서 주의를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자주 보임. 3) 직접적으로 말해도 듣는 것 같지 않아 보임. 4) 지시를 따르는데 자주 어려움을 보이고 숙제, 사소한 가사일, 일터의 의무를 실행하는 데 실패함(반항하거나, 또는 지시를 알아듣지 못한 이유가 아님). 5) 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데 자주 어려움을 보임. 6) 지속적인 집중을 필요로 하는 과제(숙제, 학교 과제)를 수행하기를 자주 회피하고, 싫어하고, 꺼림. 7) 활동에 필요한 물건(장난감, 과제물, 우산, 옷) 들을 자주 잃어버림. 8)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주의가 분산됨. 9) 매일 항상 해야 하는 일을 자주 잊어버림.
ADHD행동/충동성 장애 진단 기준: 다음의 과잉/충동 행동 9개 중 6개 이상에 해당하면 과잉행동/충동성 장애가 있다고 진단함: 1) 자리에 앉아 있을 때 자주 손발을 움직임. 2) 수업 중 또는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이탈 3) 부적절한 상황인데 아주 많이 돌아다니거나, 과도하게 기어오르는 행위, 안절부절못하는 행동 4) 자주 오락이나 놀이를 조용하게 실행하지 못하고 떠듦 5) 항상 “움직일 태세”가 되어 있거나, 마치 '발동기'가 달린 것처럼 충동적으로 행동 6) 말을 너무 말을 많이 함 7)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충동적으로 대답함 8)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데 어려움 9) 다른 사람들 말에 자주 끼어들거나 자주 방해하는 행동(대화나 게임에 갑자기 끼어듦)
자녀가 위와 같은 행동을 보이면 혼자서 자가 진단하지 말고, 임상심리 전문가나 소아정신과 의사에게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 ADHD가 아니고 조현병, 불안증, 우울증, 조증의 문제가 있어도 주의 결핍 장애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