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방역당국 수장, “코로나19 실험실 유출 가능성 배제 말아야”

영국 BBC방송 프로그램에서 밝혀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실험실
중국 전 방역당국 수장이 “코로나19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 전직 고위 과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가오 조지(George F. Gao) 전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임은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4 팟캐스트 ‘열기: 코로나19 기원 찾기(The Hunt for Covid’s Origin)’와의 인터뷰에서 “무엇이든 의심할 수 있다. 그게 과학이다. 아무 것도 배제하지 마라”고 말했다.

가오 박사는 CDC 주임을 맡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과 그 기원을 추적하려는 노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우한 실험실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어떠한 주장도 일축했다.

바이러스와 면역학에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로 꼽히는 가오 박사는 중국 CDC 주임에서 퇴임한 뒤 현재 중국 국립자연과학기금위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대상으로 일종의 정식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 성명서보다 실험실 유출설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오 박사는 “정부가 뭔가를 조직했다”고 말했지만 “중국 CDC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기관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정식으로 조사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 전문가들이 이중으로 확인했다”며 “연구소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들었다. 연구소가 모든 규정을 지켰다는 것이 결론인 것 같다”고 말했다.

BBC는 가오 박사의 발언은 표면적으로 중국의 입장과는 어긋나지만 사실은 중국 입장의 더 과학적인 견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나온 것은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박쥐로부터 인간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는 훨씬 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질문이며 처음부터 두 가지 주요 가능성이 있었다.

하나는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아마도 다른 동물들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퍼졌다는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증거에 무게를 둘 때 이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임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에서 나오는 바이러스의 위협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연구에 참여한 누군가를 감염시켰다는 주요한 대안 가능성을 배제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이언 립킨 교수(전염병학)는 2020년 3월 실험실 유출 시나리오를 반박하는 논문을 공동으로 작성한 바 있는데 이번 BBC 인터뷰에서는 “당시 표현이 너무 강했다”고 밝혔다. 립킨 교수는 “우한 시장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지만 아직 실험실 유출설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한질병통제센터의 또 다른 실험실이 수산물 시장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으며 논문 집필 시에는 이 실험실에 대해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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