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육박한 날씬데, 역대급 독감 유행...엔데믹 탓?
환자 1000명당 25.7명 의심 환자 발생...합병증 예방해야
감기는 무더위로 저하된 면역력,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차 등의 영향으로 한여름에도 쉽게 걸릴 수 있다. 감기는 비교적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독감은 가을과 겨울 집중적으로 유행한다. 낮 기온이 한여름처럼 높게 치솟은 최근,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건 이례적인 상황이다.
5월 14~20일(올해 20주 차)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 환자 1000명당 25.7명으로, 전주보다 2.3명 늘었다. 한 달 전보단 5.8명 증가한 수준이다. 이번 독감 시즌 유행은 지난해 12월 25~31일 60.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하락했지만 3월로 접어들며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감은 날이 따뜻해지면 환자가 줄어드는 감염병이지만, 올해는 기존과 다른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지금까지 20주 차 의심 환자 분율이 가장 높았던 2019년 11.3명보다도 2배 이상 환자 발생이 많다.
이번 주 목요일(1일)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하향되고 사실상 엔데믹으로 진입하게 된다. 방역수칙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면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자들이 크게 줄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독감 유행이 길어진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봄철 나들이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한 황금연휴에 비가 자주 내린 탓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면 야외 나들이를 계획했던 사람들이 대신 실내 공간을 찾는다. 이로 인해 밀접, 밀집, 밀폐 조건이 형성된 공간이 늘어났다는 것.
다음달 1일부터는 코로나19 '7일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자율성이 확대되는 만큼, 감염병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감염에 취약한 계층은 당분간 바깥활동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독감의 주요 증상은 고열, 오한, 근육통, 두통, 피로감,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이다. 전반적으로 감기에 걸렸을 때보다 몸이 아픈 경향이 있으니 고열 등이 나타날 땐 진료를 받도록 한다.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하면 노인 등은 사망에 이를 위험이 커지니 충분한 휴식과 건강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치료제가 아직 없기 때문에 해열·진통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환자 스스로는 수분을 잘 섭취하고 위생수칙을 잘 지키며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중요한 전략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