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백신 맞았다면 엠폭스 보호효과 80%?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수명이 매우 긴 기억세포 덕분”

엠폭스 바이러스 3D 일러스트레이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의 1978년 이전 출생자 가운데 천연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엠폭스(MPOX)에 면역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헌혈자와 최근 엠폭스에 감염된 환자의 면역반응을 조사한 결과와 최근 연구를 종합하면 천연두 백신을 맞았던 사람의 약 80%가 엠폭스에 면역성(교차반응 보호효과)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천연두가 사라짐에 따라 1979년생부터 천연두 백신을 맞지 않았다.

연구팀은 건강한 헌혈자 105명의 T세포 면역 반응을 조사한 결과 천연두 백신을 맞은 사람들(외국에선 1976년 이전 출생자)에 태어난 사람들이 천연두 바이러스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등 두 가지 바이러스 유형에 대해 매우 강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최근 엠폭스에 감염된 남성 환자 22명의 면역 반응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활발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엠폭스의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PHEIC)을 10개월 만인 지난 11일 해제했다. 하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올 여름 엠폭스 감염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천연두 백신이 잔류기억 반응으로 인해 엠폭스에 어느 정도의 면역성을 제공할 수 있을 지 궁금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엠폭스는 천연두와 비슷한 오르토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에 속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마커스 버거트 박사(감염병)는 “천연두 백신의 기억세포가 놀라울 정도로 긴 수명을 갖고 있으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엠폭스 바이러스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규모가 작지만, 최근 발표된 영국 연구 결과를 참고하면 천연두 백신은 엠폭스에 대해 약 80%의 보호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엠폭스는 성행위 등 감염 환자와의 긴밀한 신체 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2022년 발병 당시 남성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사이에서 많이 퍼졌다. 증상으로는 수포, 궤양, 발진, 발열, 땀샘 부종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Memory profiles distinguish cross-reactive and virus-specific T cell immunity to mpox)는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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