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성적 지향' 놓고 공방...대부분 성접촉 감염
누적 확진자 84명...성병 아니지만, '무차별 성접촉' 피해야
엠폭스(원숭이두창) 감염이 특정 '성적 지향'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질병관리청은 24일 성별, 감염 경로 등에 대해 이미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0시 기준 국내 엠폭스 누적 확진자는 84명이다. 지난달 7일 이후 발생한 사례만 79건이다. 급작스럽게 엠폭스 환자가 늘면서 국민 혼란이 가중되자, 일부 언론은 보건당국이 엠폭스에 대한 명확한 발표를 기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추정 감염 경로, 성별, 증상 등 확진자 특성에 대해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8일 발표에서는 거주지역별로는 수도권 발생이 가장 많고, 감염 경로별는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가장 많으며, 성 접촉에 의한 감염이 96.2%, 감염자의 96.2%는 남성이라는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엠폭스 발생 원인 대부분이 성 접촉이고, 감염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유행 양상이 특정 성적 지향과 연관을 보인다는 점을 이미 명시했다는 것이다.
주요 임상 증상 역시 항문, 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 피부병변이라는 사실을 발표해 성 접촉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으로, 격리 해제 후 후유증 보고 사례는 아직 없다.
보건당국은 성적 지향 자체가 엠폭스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질병청 관계자는 "WHO에 따르면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엠폭스 감염 위험이 가장 큰 사람은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접촉을 한 사람"이라며 "이는 특정 집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엠폭스 유행이 특정 성적 지향과 연관을 보이긴 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엠폭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 엠폭스 감염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진료 및 신고 기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감염 환자에 대한 정보보호가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엠폭스 유행을 계기로, 특정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과 해당 커뮤니티가 익명의 사람들과 무분별하게 갖는 성관계에 대해 자정 노력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엠폭스가 성병이 아니더라도, 특정 집단에서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외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무분별한 성관계'에 대한 탐닉, 호기심, 안일한 태도 등이 공중 보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이 그 위험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