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가 희박한’ 곳에 살면 장수한다고?

산소 제한이 생쥐 수명 50% 늘린다는 사실 밝혀내

높은 산 위에 올라 발 아래 놓인 구름과 일출 광경을 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기 속 산소 수치가 낮은 곳에 살면 장수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팀은 산소섭취량을 줄이거나 산소를 제한하면 생쥐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저자인 로버트 로저스 박사는 “산소를 덜 마시면 포유류의 수명이 늘어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섭취 열량 제한 또는 덜 먹는 습관(소식)이 수명 및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지만 ‘산소 제한’이 포유류의 노화 모델에서 유익한 것으로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음식 덜 먹는 ‘소식’에 이어 고산지대의 ‘산소 제한’도 장수 비결?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고산지대에 100세 이상 노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장수마을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많았다. 고산지대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건강에 좋고 여기에 사는 장수 노인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산소섭취량의 감소 또는 산소 제한이 중요한 장수 비결 중 하나로 꼽히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은 건강한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연구에 힘썼다. 그 결과 포유류 실험에서 약물 메트포르민, 식이 제한 등이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산소 제한은 선충류 및 초파리, 효모의 수명 연장과도 관련이 있었으나 포유류에 미치는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실 생쥐가 포유류 노화 증상을 보이고 다른 생쥐에 비해 더 빨리 늙도록 기른 뒤 산소 제한이 노화 방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산소 수치가 약 21%로 정상인 환경에 사는 생쥐의 수명과 대기 중 산소 수치가 약 11%로 정상보다 훨씬 더 낮은 환경에 사는 생쥐의 수명을 비교했다. 이 연구는 생쥐가 생후 4개월 됐을 때부터 시작됐다. 산소 수치가 약 11%인 환경은 사람이 에베레스트산 베이스캠프에서 겪을 수 있는 수치에 해당한다.

에베레스트산 캠프에 해당하는 산소 수치에서 생쥐 실험한 결과    

연구 결과 산소 수치가 낮은 환경에서 사는 생쥐는 산소 수치가 높은 환경에서 사는 생쥐에 비해 약 50%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의 수명(중앙값)은 전자가 23.6주, 후자가 15.7주였다. 또 산소 수치가 낮은 환경에서 사는 생쥐의 노화 관련 신경학적 결함이 훨씬 더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 등 포유류에서 산소 공급을 제한하면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Hypoxia extends lifespan and neurological function in a mouse model of aging)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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