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속에 풍선 넣어 체중 감량한다
'위 풍선+비만약' 요법 + 지중해식 식단... 체중, 평균 95kg에서 8개월 뒤 19% 줄여
특수 제작한 풍선을 삼킨 뒤 물을 풍선에 넣어 위 부피를 줄이는 방식으로 효과를 내는 위 풍선과 비만 치료제를 결합한 비만 요법이 상당히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비만 요법 참가자들은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위 우회술 또는 위소매절제술)을 받지 않았는데도 약 8개월의 종합 치료 후 당초 체중의 약 19%가 줄었고 체질량지수(BMI)도 4.5㎏/㎡나 떨어졌다.
이탈리아 ‘누오바 빌라 클라우디아 클리닉(Nuova Villa Claudia Clinic)’ 등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비만에 관한 유럽회의(ECO, 17~20일)’에서 발표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비만 환자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가느다란 관(카테터)이 달린 위 풍선(알루리온 풍선)을 입에 넣고 위까지 천천히 내려가게 한다. 환자는 그 동안 몇 차례 물을 마신다. 비어 있는 위 풍선이 위에 도착해 자리를 잡으면 의료진은 공기 압박 장치와 가느다란 관을 이용해 위 풍선에 물(550ml)을 주입한다.
풍선 안에 물이 차면 가느다란 관이 풍선에서 떨어져 나온다. 환자는 이 관을 입 밖으로 꺼낸다. 물 풍선이 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전체적인 위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그만큼 환자는 덜 먹게 된다.
연구팀의 로베르타 이엔카 박사는 “위 풍선은 물을 마시면서 썩 어렵지 않게 삼킬 수 있는 비건(비동물성) 캡슐이며 15~17주(평균 17주) 후 자연적으로 쪼그라들어 장을 거쳐 몸 밖으로 배설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술도, 마취도 필요 없는 이 풍선 요법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대사 비만 치료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위 풍선에 이어 쓴 비만약은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비만약인 리라글루타이드(리라글루타이드(성분명, 상표명은 삭센다)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인 이 약은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비만, 제2형당뇨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비만 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총 181명(여성 145명, 남성 36명)이 참가자로 등록됐고 평균 연령은 44세, 치료 전 평균 체중은 94.8Kg, 평균 초기 BMI는 33.7㎏/㎡였다. 이들은 이탈리아, 스페인, 이집트의 국제 종합비만센터 세 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카테터로 풍선을 위로 밀어넣고 그 안에 물 550ml 집어넣는 방식
위 풍선을 위 안에 자리잡게 하는 데는 20분(외래 방문)밖에 걸리지 않는다. 연구팀은 풍선을 위에 집어넣은 뒤 4~16주에 리라글루타이드를 하루 1회 복용토록 했다. 체중 감량을 강화해 참가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또 위 풍선이 제거된 뒤 참가자 전원에게 리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하게 했다.
위 풍선을 위에 넣은 약 16주 뒤 참가자의 체중은 평균 13kg(초기 체중의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체중 감소의 범위는 5~10%다. 이들은 또 평균적으로 초과 체중의 74%(기준 정상 BMI 25㎏/㎡를 사용해 계산함)를 줄였고, BMI를 4.5㎏/㎡ 낮췄다.
연구팀은 또 위 풍선이 몸밖으로 빠져나간 뒤 참가자의 체중 유지를 위해 식단을 지중해식으로 바꿨다. 리라글루타이드 단독 치료(평균 4개월)까지 모두 끝낸 약 8개월 뒤 참가자의 체중은 평균 18kg 감소했다. 초기 체중의 19%에 해당한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초과 체중의 99%를 줄이고 BMI를 5.9㎏/㎡ 감소시켰다.
풍선 관련 이상반응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복부 경련 등이 나타났으나 썩 심각하지 않았다. 약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었다. 리라글루타이드 관련 이상반응으로는 메스꺼움, 설사, 변비, 두통 등이 나타났다.
위 풍선은 미국 알루리온테크놀로지스 사가 개발한 작은 캡슐 형태로 2016년 초 처음으로 알려졌다. 포만감을 불러일으켜 환자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해준다. 단독 요법으로는 2년 만에 체중이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오는 한계를 드러냈다. 앞으로 비만약을 함께 사용하는 위 풍선이 비만 환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