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면 끄떡없다?...뇌졸중에 대한 오류와 진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전 세계 사망자의 11%를 차지하며 사망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 미국에서는 60여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뇌졸중은 자세하게 분류하면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사례의 87%를 차지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흔한 것은 허혈성(혈액 공급이 장애를 받아 부분적으로 괴사 따위의 증상이 일어나는 성질) 뇌졸중이다. 바로 뇌경색이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의 폐색으로 인해 뇌혈류가 감소되어 뇌 신경세포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동맥을 통한 혈류가 막힐 때 발생한다.
두 번째는 뇌의 동맥이 새거나 파열돼 주변 조직이 손상되는 출혈성 뇌졸중이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출혈로도 불린다. 뇌졸중의 세 번째 유형은 일과성 허혈성 발작으로, ‘미니 뇌졸중’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길어야 5분가량 짧은 시간에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될 때 발생한다.
뇌졸중은 흔한 질병이지만 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 예를 들어 뇌졸중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예방하기 힘들다는 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런 뇌졸중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진실은 뭔지 알아봤다.
△뇌졸중은 나이 든 사람에게서만 일어난다?
나이는 분명한 뇌졸중의 위험 요인이다. 뇌졸중 위험은 55세 이후 매 10년 마다 두 배 증가한다. 하지만 뇌졸중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입원 환자의 34%가 65세 이하였다.
또 다른 연구 보고에 의하면 허혈성 뇌졸중의 약 15%는 젊은 성인과 청소년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고혈압, 당뇨병, 비만, 지질 장애, 그리고 흡연을 포함한 뇌졸중 위험 요인들이 이 연령대에서 가장 흔한 공존하는 요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예방할 수 없다?
뇌졸중의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고혈압, 흡연, 고 콜레스테롤, 비만, 당뇨병, 머리나 목의 외상, 그리고 심장 부정맥을 포함한다. 이러한 많은 위험 요소들은 생활 방식에 의해 바뀔 수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 비만, 그리고 당뇨병과 같은 위험 요인들을 줄일 수 있다. 다른 위험 인자에는 음주와 스트레스가 포함된다. 이러한 생활 방식 위험 요인들을 줄이거나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뇌졸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뇌졸중 증상은 알아채기 어렵다?
뇌졸중 증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미국에서 보건당국이 홍보하는 ‘F-A-S-T’라는 것으로 이는 얼굴 (Face), 팔(Arms), 말(Speech), 시간(Time)의 첫 글자에서 따온 말이다.
Face(얼굴)는 안면 마비, 미소를 지었을 때 한쪽 입 꼬리가 처지거나 올라가지 않는지 확인해야 하며, Arm(팔)은 한쪽 팔다리 마비, 근력 저하가 있는지,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올릴 수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Speech(말)는 발음이 어눌한 지, 말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Time(시간)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119에 연락해 빨리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가라는 의미이다.
뇌졸중의 증상들로는 △얼굴, 팔, 다리 또는 몸의 한쪽이 무감각해지거나 약해지거나 △말을 하거나 말을 이해하는 데 혼란과 어려움을 겪거나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의 시력 장애가 오거나 △어지럼증, 균형 감각 상실, 조정력 상실을 포함한 보행 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두통 등이 있다.
△모든 뇌졸중은 증상이 있다?
뇌졸중이 모두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연구에 따르면 증상이 없는 뇌졸중이 증상이 있는 뇌졸중보다 훨씬 더 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1100만 건이 넘는 뇌졸중 사례 중 77만 건이 증상을 보인 반면, 약 1000만 건이 넘는 사례는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없는 뇌졸중의 증거는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에서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된 후 생긴 손상된 조직의 흰 점으로 나타난다. 종종 증상 없는 뇌졸중은 MRI 스캔을 통해 두통, 인지 문제 및 어지럼증을 포함한 증상을 점검할 때 확인된다.
증상 없는 뇌졸중도 증상이 있는 뇌졸중과 비슷하게 치료해야 한다. 증상 없는 뇌졸중은 향후 증상 성 뇌졸중, 인지력 저하, 그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료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뇌졸중은 되돌릴 수 없으며 치료할 수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시작된 후 몇 분 또는 몇 시간 이내에 치료를 위해 충분히 일찍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 혈전 파괴 약물을 주입하거나 혈전 제거를 위한 기계적 혈전 절제술 또는 수술을 통해 뇌졸중 증상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진다. 따라서 언어 장애, 이중 시력, 마비 또는 무감각 같은 뇌졸중 증상이 시작될 때 구급차를 불러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3개월 후에 도착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적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다?
뇌졸중으로부터의 회복은 몇 년은 아니더라도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뇌졸중협회에 따르면 뇌졸중 생존자의 일반적인 생존 상황은 다음과 같다.
생존자의 10%는 거의 완벽한 회복이 가능하다. 또 다른 10%는 요양원이나 다른 장기 시설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25%는 경미한 손상으로 회복된다. 40%는 중간 정도에서 심각한 손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2~3개월 사이에 집중적인 운동 재활이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이 기간을 넘어 6개월을 넘기면 상당히 느릴 수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가능하다.
△미니 뇌졸중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니 뇌졸중이라는 말은 낮은 위험을 수반하는 작은 뇌졸중이라고 오해하기 쉽기 때문에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며 “미니 뇌졸중은 일시적 허혈성 발작”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미니 뇌졸중은 작은 뇌졸중이 아니라 큰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조가 될 수 있다”며 “일시적이든 지속적이든 급성 뇌졸중의 모든 증상은 치명적인 대형 뇌졸중을 방지하기 위해 응급조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뇌졸중은 가족력과 상관없다?
겸상적혈구병과 같은 단일 유전자 장애는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고혈압 및 기타 심혈관계 위험 요소에 대한 높은 위험을 포함한 유전적 요인은 또한 간접적으로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가족들은 환경과 생활 방식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 요인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유전적 위험 요인과 결합할 때 더 커질 수 있다.
△뇌졸중은 항상 마비를 일으킨다?
뇌졸중은 장기적인 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뇌졸중을 가진 모든 사람이 마비나 허약함을 겪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은 65세 이상 뇌졸중 생존자의 전발 이상에서 기동성 저하를 초래한다.
하지만 뇌졸중의 장기적인 영향은 뇌졸중이 발생한 부위와 뇌 조직의 양과 같은 여러 요소에 다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왼쪽 뇌의 손상은 신체의 오른쪽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뇌졸중이 왼쪽 뇌에서 발생하는 경우 △신체 오른쪽의 마비 △언어 장애 △느리고 조심스러운 행동 △기억 상실 등이 발생한다. 만약 오른쪽 뇌에 생기면 △신체 왼쪽에 마비가 오고 △시력 장애 △꼬치꼬치 캐묻는 행동 △기억 상실 등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