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불러오는 난청, 아무 보청기나 꼈다가는…

사용률 예상보다 높지 않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난청이 있으면 작은 말소리를 못 들어 상대방의 말을 자꾸 되묻는 등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워진다. 이 자체만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낮아지지만, 난청을 방치할 경우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등이 발병할 가능성도 커진다. 소리로 귀와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난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이염이나 이소골 장애 같은 전음성 난청과 노화나 소음 환경이 원인인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그중 최근 늘고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난청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난청 유병률이 높아지는데 비해 환자들의 보청기 사용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다. 2010~2012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보청기가 필요한 40dB 이상 중등도 난청 유병률은 60대 12%, 70대에 26%, 80대 이상에서 53%였다. 65세 이상 난청 유병률은 20~25%로 추정되지만,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보청기가 필요한 인구 중 약 12.6%만이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처럼 보청기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는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경제적 문제, 낮은 효과, 이명, 이물감 등이 꼽힌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는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개선이 더욱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크기도 작아지고 사용도 편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개발된 보청기는 귀 뒤로 살짝 걸거나 외부에서 아예 보이지 않는 제품도 많다. 과거처럼 외부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이는 외형의 보청기는 이제 사용되지 않는다. 시력이 안 좋으면 안경을 끼듯 난청이 있을 때는 보청기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보청기를 구입했지만 실제 사용하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보청기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환자 개인의 건강 및 청력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선택할 경우 말소리가 뚜렷이 들리지 않거나 이물감에 착용을 꺼릴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했을 때 흔히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보청기 착용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후관리를 못 받았고,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숫자는 보청기 사용 자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우웅상 교수는 “한번 나빠진 청력은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난청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난청이 이미 발병했다면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하에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난청이 생겼다면, 보청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난청의 원인이 매우 다양한 만큼 자신의 귀 건강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문의의 진단을 정확하게 받은 뒤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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