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으면 에너지 감소하고 피로 높아져 (연구)
배고픔처럼 사회적 연결도 갈망
사회적 고립은 한층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8시간 동안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은 8시간 음식을 먹지 않은 것과 같은 에너지 수준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에 대한 인간 특유의 반응일 수 있고 개인의 성격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음식을 먹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배고픔의 느낌을 초래하는 일련의 생물학적 반응이 촉발되듯이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본성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부재가 배고픔과 유사한 뇌의 갈망 반응을 유발하여 우리가 사회적 연결을 다시 찾도록 만들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는 ‘사회적 항상성’(social homeostasis) 이론으로 뒷받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고립을 둘러싼 심리적 반응에 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게다가, 이러한 통찰력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회적 고립,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격리 기간의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불분명하다.
빈 대학 연구팀은 코로나 봉쇄기간 중 실험실과 집 등 두 가지 맥락에 걸쳐 유사한 방법론을 사용해 사회적 고립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를 위해 30명의 여성이 각 사흘에 걸쳐 연구실에서 8시간 동안 사회적 접촉이나 음식 없이, 혹은 사회적 접촉과 음식을 함께 하는 실험에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하루 중 여러 번 자신의 스트레스 기분 피로감을 표시했고, 연구팀은 심박수와 코티솔과 같은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기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사회적 고립과 음식 제한 사이에 현저한 유사점을 발견했다. 제1저자 아나 스티조비치는 “사회적 고립과 공복 등 두 상황이 모두 에너지 감소와 피로의 상승을 유도했다”면서 “음식을 먹지 못하면 몸속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지만, 사회적 고립에서 유사점이 발견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는 봉쇄 기간 동안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한 검증에 의해서도 뒷받침되었다. 봉쇄 기간 중 일반적으로 사교성이 높은 참여자들은 사회적 상호 작용을 했던 날에 비해 격리된 날의 에너지가 낮았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낮은 에너지가 사회적 접촉의 부족에 대한 ‘사회적 항상성’ 반응의 일부일 수 있으며, 장기적인 사회적 고립이 주는 해로운 영향의 잠재적 전조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연구를 이끈 조지아 실라니 박사는 “장기적인 외로움과 피로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이 연결고리의 기초가 되는 단기 메커니즘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 “짧은 기간의 사회적 고립도 유사한 영향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낮은 에너지가 ‘사회적 항상성’의 반응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부적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사회적 고립의 영향으로 가장 위험한 개인을 식별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다.
연구는 ‘심리과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Homeostatic Regulation of Energetic Arousal During Acute Social Isolation: Evidence From the Lab and the 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