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으로 인한 미국 노인 사망률 20년 전의 2배
1999년 10만 명당 29명-> 2020년 10만 명당 69명
낙상으로 인한 미국 노인 사망률이 2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알렉시스 산토스-로자다 교수(인간발달 및 가족연구)의 연구서한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산토스-로자다 교수는 CDC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플랫폼의 사망진단서를 기준으로 2020년 낙상 관련 부상으로 사망한 65세 이상 노인은 3만6500명 이상으로 집계됐음을 발견했다. 1999년에는 1만100명이었다. 이 수치를 연령에 맞게 조정하면 노인 낙상 관련 사망률은 1999년 10만 명당 29명에서 2020년 10만 명당 69명으로 2.38배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낙상이 노년층 부상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 비율이 점점 더 커진다는 데 있다. 산토스-로자다 교수는 이러한 경향이 성별 인종별 차이 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여성 사망률도 남성 사망률과 동등하게 2배 이상 증가했다. 인종 및 민족 중에선 백인 노인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2020년에는 10만 명당 78명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아메리카 원주민 노인의 낙상 사망률도 골고루 증가했다.
산토스-로자다 교수는 “모든 그룹에서 같은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낙상예방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전미노화위원회 건강노화센터의 제니퍼 트립켄 부소장은 “낙상으로 인한 사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매년 훨씬 더 많은 노인이 낙상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부상으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의사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치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매년 약 4분의 1의 노인이 낙상을 당한다. 약 300만 명이 응급실을 방문하고 80만 명 이상이 입원하는데 대부분 머리 부상이나 고관절 골절로 인한 것이다. 이는 연간 약 500억 달러의 의료비용으로 이어진다고 CDC는 추산했다.
이번 연구는 사망률 증가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트립켄 부소장은 사망률 상승의 원인으로 보이는 광범위한 추세를 집어냈다. 우선 요즘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질환을 이겨낸 노인이 늘어난 점은 반갑지만 이들 질환의 후유증을 안고 살게 되면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
또 현재 많은 노인이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데 그중 일부 또는 그 조합이 현기증이나 낙상을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CDC는 낙상 예방을 위한 조언에서 노인이 복용 중인 약물(일반의약품 포함)을 검토하여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할 것을 권장한다.
트립켄 부소장은 또한 시력과 청력 장애가 낙상의 위험 요인이므로 노인이 정기적으로 시력과 청력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토스-로자다 교수는 노인이 낙상하는 장소가 의료시설 또는 장기 요양시설이 가장 많지만 가정에서도 점점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트립켄 부소장은 가정 내 낙상사고를 막기 위해 몇 가지 간단한 조치를 취할 것을 조언했다. 욕실에 손잡이 설치, 작은 양탄자나 기타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 요소 제거, 계단 양쪽에 난간 설치, 실내조명을 밝게 하는 것이 그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