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기분장애’ 조울증, 조현병과 사촌?
두 병 환자 두뇌 시냅스 변화, 너무 비슷…연구팀도 깜짝 놀라
별개의 정신질환으로 진단하는 양극성장애(조울증)와 조현병(정신분열증)이 분자적 수준에서 매우 비슷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MIT·하버드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는 양극성장애와 조현병의 시냅스(뇌세포 접합부)가 현저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질병은 공통된 증상과 임상 특징을 많이 보이므로 이를 같은 스펙트럼으로 묶을 수도 있다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양극성장애가 있는 35명, 조현병 진단을 받은 35명, 두 질병의 영향을 받지 않는 35명에게서 배외측 전전두피질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전두엽 위쪽 바깥)이라는 뇌 영역의 사후 조직에서 시냅스를 분리, 정제했다. 또 정제된 시냅스를 질량분석법으로 분석해 방대한 양의 단백질과 단백질 조각을 측정했다. 뇌 조직 검체에서 시냅스를 분리한 뒤 정제하는 것은 썩 쉽지 않으나 시냅스의 단백질을 대규모로 분석하는 데 필요했다.
연구팀은 양극성장애 환자와 조현병 환자 시냅스의 단백질 변화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 단백질 가운데 200개 이상이 양극성장애, 조현병 환자 모두에서 비슷한 정도로 농축되거나 고갈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두 가지 병과 관련이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닌 생쥐(유전자 Akap11이 결핍된 생쥐)에서도 연관된 특정 생화학적 경로가 비슷하게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모건 셩 MIT 교수(뇌인지과학)는 “관련 단백질의 변화 패턴이 너무 비슷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뇌 기능에서 이런 경로를 조사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MIT·하버드 브로드연구소는 MIT(매사추세츠공대)와 하버드대가 연구를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조직이다.
두 질병의 큰 차이는 사회활동 난이도…조현병, 사회적 기능에 큰 장애
유전자적, 분자적 차원에서 비슷하기는 하나 조현병은 사회적 기능에 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양극성장애와 구별된다. 기분장애의 대표적 질병인 양극성장애는 조증(기분이 들뜸)과 우울증(기분이 가라앉음)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이에 비해 조현병은 망상, 환청, 비논리적이고 와해된 사고와 언행 등 증상을 보이며 특히 환자는 사회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연구 결과(Deep proteomics identifies shared molecular pathway alterations in synapses of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nd bipolar disorder and mouse model)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