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 남녀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골라 적당량 먹으면 체력이 향상되며 그 효과는 하루 4000보 걷는 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식단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성인의 체력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 연구에는 프레이밍햄 심장연구(Framingham Heart Study)에 참가한 지역 주민 2380명이 포함됐다. 평균 연령은 54세였고 54%가 여성이었다.
이들은 최대 산소섭취량(VO2 max)를 측정하기 위해 실내자전거(cycle ergometer)에서 심폐운동 테스트를 받았다. 최대 산소섭취량은 가장 높은 강도로 운동할 때 쓰는 산소의 양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하버드 반정량적 음식빈도 설문지’(Harvard semi-quantitative food frequency questionnaire)를 작성해 최근 1년 동안 섭취한 126가지 식품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했다. 또 심장 건강과 관련된 대체건강식 지수(AHEI, 0~110)와 지중해식 다이어트 점수(MDS, 0~25)를 사용해 식단의 질을 평가하는 데 이 정보를 사용했다.
이 두 가지 수치가 높을수록 야채, 과일, 통곡물, 견과류, 콩류, 생선 및 건강한 지방을 즐겨 섭취하고 붉은 고기와 술(알코올)을 제한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나은 식단을 지키고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총 일일 에너지 섭취량, 체질량 지수, 흡연 여부,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당뇨병, 일상적인 신체활동 수준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 식단의 질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평균 대체건강식 지수(AHEI)는 66.7이고, 평균 지중해식 다이어트 점수(MDS)는 12.2였다. 평균 점수에 비해 AHEI가 13점 높아지면 최대 산소섭취량이 5.2%, MDS가 4.7점 높아지면 최대 산소섭취량이 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관적인 활동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중년 성인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 최대 산소섭취량이 상당 폭 높아진다. 이처럼 긍정적인 연관성은 여성과 남성에서 비슷했으며 54세 미만에서는 훨씬 더 두드러졌다. 건강한 식단은 하루 최대 4000보 걷는 것과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참여자 1154명의 혈액 검체에서 아미노산 등 201종 대사산물을 측정한 결과 건강한 식습관이 신진대사 개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식습관은 체력과 운동 능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마이클 미 박사(순환기내과)는 “신선하고 완전한 식품으로 이뤄진 지중해식 식단 등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식품, 붉은 고기, 술을 제한하는 것이 건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healthy dietary patterns and cardiorespiratory fitness in the community)는 ≪유럽 심장예방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