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갤 청소년, 공감과 위로 필요… ‘생명동반자’ 찾도록 도와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청소년 맞춤 자살예방 대책 필요성 강조

최근 청소년 동반자살 사건으로 화제가 된 디씨갤러리 우울증갤러리(울갤) 논란과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자살 예방과 청소년 정신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청소년이 자살동반자가 아니라 생명동반자를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청소년 동반자살 사건으로 화제가 된 디씨갤러리 우울증갤러리(울갤) 논란과 관련해 정신건강 전문의들이 자살 예방과 청소년 정신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1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울갤 논란과 관련해 “너무나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이라며 애도를 표하고 “청소년이 자살동반자가 아니라 생명동반자를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회는 “인터넷에서 자살하고 싶다고 표현하거나 자살 동반자를 찾는 청소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감과 위로”라면서 “마음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지 못한 채 소외되고 고립된 청소년은 괴로움과 외로움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는다”고 이번 사건을 분석했다.

이어서 성명은 “자살은 본인과 가족, 가까운 사람들, 우리 사회 모두에게 커다란 고통과 트라우마를 남기기에 자살 예방은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서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청소년의 자살 또한 예방할 수 있고,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청소년의 마음과 청소년 자살의 특성을 이해하고 특화된 자살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일부 대책을 제안했다.

먼저 자살예방 대책에 대해선 △가정 내 보호자와 학교 선생님 등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맞춤 자살예방 교육과 △온라인·모바일 채팅을 통한 자살예방상담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아울러 미디어의 자살 예방 노력 역시 강조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선 자살과 자해에 대한 자세한 실행 방법과 미화·희화화 등의 내용을 게시물이 공유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자살 위기자의 상담·치료를 연계하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언론 역시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모방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자살방법을 보도하지 않도록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하도록 권고했다.

학회는 “자살은 예방할 수 있고 예방해야 하며, 생명을 잃고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자살사망에 대해 경찰뿐만이 아니라 교육, 심리, 복지, 정신의학 측면을 포괄하여 원인을 조사하고 전방위적인 자살예방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길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청소년이 자살동반자가 아니라 생명동반자를 찾도록 도와주자.”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성명서 

최근 언론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퍼진 온라인 커뮤니티와 연관된 청소년들의 자살 관련 소식에 너무나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이다.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드린다. 자살은 자살한 본인은 물론이요, 남은 가족, 가까운 사람들, 우리 사회 모두에게 커다란 고통과 트라우마를 남긴다.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생명을 지키고 자살을 예방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우리나라는 정신건강전문가와 정부,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꾸준히 자살률을 낮추어 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청소년의 자살률은 증가했다. 2022년 기준으로 10대와 2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전체 사망원인 중 자살의 비율은 10대에서 32.7%, 20대에서 56.8%에 이른다.

청소년의 자살 또한 예방할 수 있고, 예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마음과 청소년 자살의 특성을 이해하고 특화된 자살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에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다음과 같은 대책을 촉구한다.

• 자살동반자를 찾는 청소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감과 위로다.
마음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지 못한 채 소외되고 고립된 청소년은 괴로움과 외로움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사람을 인터넷에서 찾게 된다. 두 사람, 혹은 여러 명의 집단이 형성되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끝내려고 자살동반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이 함께 자살하자고 부추기는 경우 자살생각과 자살계획, 자살행동이 강화될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고통을 들어주다가 자살을 조장하는 것은 마음을 위로하는 공감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미끼다. 죽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죽을 만큼 힘들다는 절절한 표현이다. 인터넷에서 자살하고 싶다고 표현하는 청소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감과 위로다. 진실한 공감은 사람을 살린다. 청소년이 자살동반자가 아니라 생명동반자를 찾도록 도와주자.

• 인터넷의 자살관련 정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는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별다른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않은 채 자살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것은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죽이는 잔혹한 악행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살동반자 모집, 구체적인 자살 방법 제시, 자살 유도, 자살 도구 판매 등 자살유발정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자해 사진 및 동영상, 자살에 대한 막연한 감정 표현, 자살 미화, 자살 희화화 등 자살유해정보의 유포와 확산을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 자살에 대해 표현하고 소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규제하는 동시에, 상담과 치료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 언론은 자살보도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모방자살을 부추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살보도 자체가 타인의 자살을 흉내 내는 모방자살을 일으킬 수 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따르면, 자살 방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나 묘사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에 관한 정보나 암시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청소년기는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모방자살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라이브 방송을 켜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동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실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모방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자살방법을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 청소년을 위한 자살예방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규제와 억제만으로는 자살을 막을 수 없다. 자살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서 현실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은 가정과 학교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청소년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생명존중, 자살예방 캠페인과 교육을 더욱 확산해야 한다. 이에 더해, 인터넷에서 훨씬 활발히 활동하고 소통하는 청소년의 특성을 이해한 대책이 필요하다. 미국, 호주, 일본 등 국가도 청소년과 청년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채팅을 통한 자살예방상담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바일 상담 등 온라인 자살예방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살은 예방할 수 있고 예방해야 한다. 지킬 수 있는 한 생명을 잃고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자살사망에 대해 경찰뿐만이 아니라 교육, 심리, 복지, 정신의학 측면을 포괄하여 원인을 조사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국가적 노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 모두가 참여하는 전방위적인 자살예방이 시작되길 기대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이사장(강북삼성병원) · 정찬승 사회공헌특임이사(마음드림의원) · 이소희 청소년특임이사(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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