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어떤 수술이든 합병증 겁난다?
"비만, 감염과 혈전·콩팥병 합병증 위험 높여…가급적 살 뺀 뒤 수술해야"
비만하면 각종 수술 후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켜 병원에 다시 입원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은 각종 수술을 받은 미국 환자 약 600만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들 환자 가운데 약 45%가 비만이었다. 이들은 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혈관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에서 각종 수술을 받았다.
연구 결과 비만한 환자는 정상 체중 환자에 비해 수술 후 감염, 혈전(피떡) 및 콩팥병(신부전) 합병증 등으로 재입원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종류의 수술이라도 비만한 환자는 수술 시간(중앙값)이 89분으로 정상 체중인 환자(83분)보다 6분 더 많이 걸렸다. 다만 체질량지수(BMI, 단위 ㎏/㎡)가 40이상인 중증 비만 환자를 빼고는, 비만한 사람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출혈·뇌졸중·폐 문제 등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은 더 높지 않았다. BMI 정상은 18.5~24.9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로버트 메구이드 교수(흉부외과)는 “비만한 환자의 합병증은 신체 염증, 혈류 변화, 활동 부족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비만(또는 과체중)인 환자는 수술 후 일어나서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다리에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혈전이 생기면 걷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 비만은 신체 염증 상태와 함께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각종 바이러스·세균에 감염되면 지방조직이 잘 치유되지 않고 혈액의 흐름도 근육조직만큼 좋지 않다. 비만한 환자의 혈류 변화는 콩팥병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메구이드 교수는 "흉부외과 의사로 폐암, 흉부의 식도암을 수술하더라도 비만한 환자에게 집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비만한 환자는 수술실에 더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하며 더 많은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수술하는 동안 환자의 체온은 낮아진다. 수술실에서의 체온증은 감염 위험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과체중인 환자는 수술을 받기 전에 최상의 신체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수술 전 몇 주 동안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도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술을 미룰 수 있다면 비만한 환자는 체중을 줄인 뒤 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의 노던 웨스트체스터병원 미첼 로슬린 박사(비만 수술)는 “비만한 환자의 신체는 통상 자기 나이보다 더 늙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한 환자는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에 걸렸을 확률이 높고 이는 콩팥병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은 혈관병, 염증은 혈전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The association between obesity and postoperative outcomes in a broad surgical population: A 7-year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National Surgical Quality Improvement analysis)는 ≪수술(Surgery)≫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