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치매 발생 위험 60%이상 더 높다
고령화와 혼인율 저하에 따라 1인 가구 분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개인주의의 심화, 계층 간 대립 심화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또 소외, 고립, 은둔, 낮은 대인관계 만족도와 같은 사회적 관계의 결핍으로부터 발생하는 현대인의 외로움 정서는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여론 및 시장 조사 기관 ㈜피앰아이는 국내 최초로 개인의 외로움을 수치화해 척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국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는 외로움 연구의 필요성, 축약형 문항의 유용성, 외로움의 문화적 맥락의 상이성을 주목해 20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진 UCLA 외로움 척도를 기반으로 한국 사회에 사용 가능한 축약형 외로움 척도 개발의 목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4점 척도(1점 : 전혀 그렇지 않다. 2점 : 별로 그렇지 않다 3점:가끔 그런 편이다. 4점:항상 그렇다)로 이루어졌으며, 점수가 높으면 높을 수록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혼인 상태, 교육 수준, 지역 별 외로움 점수는 어떻게 나타날까?
혼인 상태별 외로움 점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2.14점)보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2.30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 별 외로움 점수는 고등학교 수준에서 가장 높았고(2.27점), 대학원 수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2.12점).
지역별 외로움 점수는 제주가 가장 높은 지역에 속했고(2.30점), 강원이 가장 낮은 것(2.10점)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정신건강적 측면을 나타내는 자살 역시 외로움과 연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없는 경우 외로움의 평균 점수는 2.12점이었으나,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는 경우의 외로움 평균 점수는 2.74점으로 더 높았다.
자살 생각 경험 여부에 따른 외로움 양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경우 외로움을 항상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을 16.1%인 반면, 자살 생각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 1.9%만이 항상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 비율은 자살 생각 경험이 없는 사람이 12.0%인 반면, 자살 생각 경험이 있는 사람은 3.1%에 불과했다.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한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외로움의 양상은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상이하므로, 지역간 분석, 사회 집단 간 분석으로 보다 세분화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연결을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사회와 유기적 협력 및 실질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브리검영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로움은 사망 위험을 30%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운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66%, 심근경색 위험은 43%가 많은 반면 강한 사회적 유대를 맺고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생존 확률이 50%가량 높다고 밝혔다.
외로움에 방치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1월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직을 신설하고 정부와 사회단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외로움을 덜어낼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2월 '고독, 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