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칭찬, 낯 간지러워 못한다면 ○○ 각오해야?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황혼이혼 예방하기

아내 칭찬, 낯 간지러워 못한다면 ○○ 각오해야?
황혼이혼은 결혼 생활에서 누적된 여성들의 불만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많은 부부가 결혼 후 얼마 뒤 아이를 낳고 자녀 양육과 성공에 에너지를 투자하면서, 노년에는 부부 만의 행복한 삶에 대한 꿈을 꾼다.

그러나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하고 이혼하는 것을 황혼이혼으로 정의할 때, 1990년만 해도 전체 이혼 건수의 5.1%에 불과했던 황혼이혼은 꾸준히 늘어나 2021년에는 38.7%를 차지해서 이혼한 부부 10쌍 중 거의 4쌍이 황혼이혼이었다.

황혼이혼은 결혼 생활에서 누적된 여성들의 불만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불만의 원인으로는 남편이 은퇴 후에도 가정에서 가사 분담을 적절하게 하지 않고, 흔히 말하는 “삼식이”가 돼 아내에게 거의 100% 식사를 의존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사소한 잔소리를 통해 아내의 행동을 비난 또는 평가하고, 심하면 아내에게 큰소리를 지르면서 통제하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언행 탓인 경우가 많다. ‘아직도 그런 남성이?’하고 믿지 않을지 몰라도, 의외로 ‘간 큰 남성’이 많다.

이러한 남편과 노년을 같이 사는 아내들은 “남편이 집에 있다고 생각만 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요” 또는 “남편이 평생 자기 위주로 산 모습을 보면 가슴에서 불덩이 같은 화병이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하소연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사는 아내들은 “소중한 내 인생 남은 30년이라도 자유롭게 살겠다”라고 하면서 남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 황혼이혼의 핵심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황혼이혼의 출발은 젊은 시절의 누적된 불만과 그동안의 부정적인 감정이 곪아 터져서 생긴 현상이지,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180도 변해서 이혼을 신청한 것이 아니다.

아내는 결혼 생활 중에 남편이 변했으면 하는 행동에 대해 신호들을 그동안 수없이 보내도 남편은 그것들을 읽지 못하고 있다가 이혼 신청을 당한 후에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의 부부 상담 경험에 따르면, 아내가 오랜 기간 참아오다가 한 시점에서 이혼을 결심했을 때, 남편이 늦게나마 반성하고 이제라도 아내에게 잘할 테니까 이혼을 취소해 달라고 하지만 한 번 돌아선 아내들의 마음을 되돌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남편이 “여보 미안해. 앞으로 내가 잘할게”라고 애원 하면서 설득하려고 하면, 아내는 “이제 너무 늦었어. 진즉 나에게 잘하지. 이제 난 당신에게 정이란 눈곱만큼도 없어요. 이제 끝났어!”라는 반응을 보인다. 마음은 한번 바뀌면, 돌아서지 않는다. 따라서 이혼도 예방이 중요하다.

아내가 남편에게 갖는 부정적인 인식 : 받고 주기(Take and Give)

직장생활 중에 신체적 심리적 소진이 있는 것처럼, 많은 주부가 가정에서 심리적 신체적인 소진 때문에 우울하고, 불안하고, 신체적으로도 소화 불량, 각종의 사소한 질병을 경험한다. 아내 소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의 기본인 “받고 주기”가 부부 사이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 즉 아내는 심리적, 신체적인 에너지를 남편과 가족을 위해 지속해서 방출하는데, 남편을 포함한 가족 식구들은 그것을 받기만 하고 아내에게 재충전해 주지 않고, 전혀 관심을 주지 않으면 소진이 발생한다.

소진된 아내에게 남편이 심신으로 재충전해 주는 기술

▸감사함을 표현하라: 부부 생활에서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일 당연히 하는 식사도 누군가 장을 보고, 요리한 덕분에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라는 특수 관계 때문에 힘들지만 남편을 위해 요리하고 식단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내의 수고 덕분에 음식을 받았으면, 남편은 아내에게 어떤 형태로든 되돌려주어야 부부 관계 “받고 주기”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남편이 아내에게 되돌려주는 방법은 1) 남편도 아내를 위해 요리를 배우고, 요리해서 갚을 수도 있고, 2)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하거나 아내의 피곤을 풀어주기 위해서 마사지 등을 해 줌으로써 아내의 수고를 알아주고 심리적으로 재충전을 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외부에서 남들에게 사소한 도움을 받아도 고맙다고 표현을 한다. 왜 남편은 아내가 매일 하는 수고를 당연히 여기고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남편은 가정에서 아내에게 받은 사소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

▸아내를 칭찬하기: 상담 중 남편에게 “아내를 칭찬해 주라”는 주문을 하면 “나는 칭찬 같은 것은 낯 간지러워서 못해요.”라는 답변을 하는 남편을 종종 본다. 그러나 이러한 남편도 꽃을 보면 아름답게 느끼고 “아 꽃이 예쁘네요”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우리가 꽃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표현할 때, 우리 마음이 지금에 머무르면서 꽃의 색깔, 모양, 향기 등에 집중할 때 가능하다. 아내를 보고 칭찬하는 마음도 비슷하다. 아내에 대한 과거의 분노나 원한이 있으면 아내를 향한 현재 집중하는 열린 마음이 없기에 아내를 칭찬할 수 없다. 마음을 비우고 아내를 있는 그대로 얼굴 모습, 살결, 그리고 자연스러운 아내의 모습을 보아라. 한 생명의 신비함이 느껴지기에, 자연스럽게 “당신 멋있고 아름다워요!”라는 말이 마음에서 우러나올 것이다. 그러기에 아내를 칭찬할 수 없다는 남편은 표현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내에 대해서 내 마음 닫혀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있고 아내에 대한 마음의 감동이 죽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아내의 소진에 대한 보약은 남편의 진심어린 칭찬이다. 아내를 하루에도 5번 이상 칭찬해 주어라!

▸아내가 자신에게 소중하다는 마음을 표현해 주기: 결혼 전에 남성이 여성에게 구혼하면 여성에게 남성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선택권이 있다. 그러나 결혼하면,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줄 것에 대한 불안감,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러기에 남편은 아내에게 일회성이 아니고, 지속해서 아내가 소중하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에게 감정을 표현 방법은 문자로 표현하기, 사랑한다고 말해 주기, 꽃 사주기, 간단한 선물 사주기, 카드로 표현하기 등 다양하다. 남편이 귀가하면서 아내를 위해서 간단한 떡볶이를 사서 왔을 때, 아내는 떡볶이 자체보다는 귀갓길에서도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에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것이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소중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구태에 표현할 필요가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표현되지 않은 남편의 사랑과 관심은 아내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스킨십과 마사지해 주기: 아내는 사소한 집안일을 하다 보면 신체적으로 피곤하고 온몸이 쑤실 수 있다. 이때 남편이 마사지해 주면서 풀어주면 아내는 너무나 고마워한다. 남편은 골프나 운동하면서 자신의 근육 힘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힘 반만이라도 아내의 신체를 풀어주면서 위로해 주는 데 사용해 보아라. 식탁이 달라질 수 있다.

▸가사 분담을 철저히 하기: 아내 소진의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가사이기에, 남편이 가사 분담을필히 해 주어야 한다. 남편은 설거지하기, 세탁기 돌리기, 집 안 청소하기, 분리수거 등 아내의 신체적인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 부부는 서로 공동생활을 하는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남편이 돈을 번다고 해서 집 안에서 공짜로 살려는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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