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려다 사무라이 눈썹…보톡스 부작용, 최대 변수는?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박테리아에서 생성되는 신경독소입니다. 보톡스가 독소라는 생각에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시술 시에는 극소량을 사용하므로 안전성의 문제는 전혀 없는 수준입니다. 현재 보톡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주름 시술로 높은 안전성을 의심하는 의사는 찾기 어렵습니다.
보톡스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대부분 시술의 미숙함으로 문제들입니다.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미간 주름을 펴는 용도로 보톡스의 사용을 승인한 것이 2002년이었으니, 20여 년 전 제가 성형외과 전공의이던 당시 최신의 시술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마 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기 위해 박피술을 시행하던 때였습니다. 서양인에 비해 피부가 두껍고 잔주름이 덜 생기는 아시아인에게서 박피술의 효과는 들이는 고생에 비해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주사 몇 번으로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는 보톡스가 등장했으니 그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어버이날 선물로 서울에 올라오신 어머니께 보톡스를 주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보톡스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이라 미국 앨러간 사의 오리지널 Botox만 구할 수 있었고, 100단위(IU)가 들어있는 한 병이 당시 40만 원 정도였으니 무척이나 비싼 약이었습니다. 이마, 미간, 눈가 주름을 펴는데 대략 35IU 정도이니 한 병을 사면 세명 주사량 정도였습니다. 인턴 때 서울 이모 댁에서 출퇴근했던지라 이모, 이모부께도 보톡스를 함께 놓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치른 데뷔 전이었지만 결과는 아쉬웠습니다. 한 달 후쯤 다시 뵌 어머니는 양쪽 눈썹이 치켜올라가 있었고, 이모부께선 이마가 무거워 실눈을 뜨고 계셨습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정도가 미숙함으로 생길 수 있는 이마 보톡스의 대표적인 부작용입니다. 이마 보톡스는 눈썹을 치켜떠서 이마에 주름을 만드는 '전두근(이마근)'을 마비시킵니다. 가 쪽 이마에 보톡스 주입이 덜 된 경우, 가 쪽 이마 근육이 덜 마비되어 마치 가 쪽 눈썹이 치켜 올라간 듯 보이게 됩니다. 치켜 올라간 눈썹은 다행히 가 쪽 이마에 추가로 한 포인트씩 정도 더 주사해 드리면 좋아집니다. 하지만, 눈썹 전체가 처져 무거워진 이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톡스의 효과가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모부께선 몇 달 동안 실눈을 뜨고 다니셔야 했습니다. 초보 성형외과 시절의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눈썹이 무거워 눈을 뜨기 힘든 분들은 이마를 이용해 눈을 치켜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이마에 주름이 깊게 생기는데, 이런 주름을 보톡스로 펴면 눈을 뜨기 어려워집니다. 평소 눈꺼풀이 무거워 이마로 눈을 치켜뜨는 습관이 있다면 이마주름에는 보톡스 시술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마와 함께 흔히 시행되는 것은 미간과 눈가 주름을 펴기 위한 보톡스입니다. 눈가 주름을 없애기 위한 보톡스도 효과적이지만, 눈가는 주름을 완전히 없애면 가면을 쓴 듯 어색해 보일수 있어서 이 점만 주의하면 됩니다.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다면 보톡스의 이런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미간 보톡스는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미간을 찌푸리는 근육이 눈썹을 끌어내리는 작용도 하므로 미간 보톡스는 무거운 눈꺼풀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함께 있습니다.
요즘도 명절 때 고향 집에 내려갈 때 보톡스를 가져가서 부모님과 친척 어른들에게 놔 드립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사무라이 눈썹을 만들지 않았지만,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어머니께선 보톡스를 맞으실 때면 그 얘기를 하십니다.
"아들아. 그때처럼 눈썹 올라가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