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황반변성, 마음도 돌봐주세요... 우울증 발병률 동반 상승
실명 두려움·안구주사 불편에 우울감↑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환자의 우울증 발병률도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도 가능한 황반변성이 시력뿐 아니라 마음도 서서히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김상진·임동희 교수, 황성순 임상강사와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노화에 따른(나이관련) 황반변성 진단이 우울증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노화에 따라 황반변성을 앓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도가 15% 높았고, 실명 등 시각장애로 이어질 경우 발병률은 23%까지도 증가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9년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대조군을 평균 8.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기존의 우울증 위험 인자인 수입, 거주지역, 활동량, 비만도, 동반질환지수 등도 모두 반영했음에도 황반변성이 독립적으로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나이관련 황반변성 질환의 특성을 꼽았다. 강세웅 교수는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에 환자들은 진단을 받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면서 "황반변성이 완치할 수 있는 병이 아닌 점도 환자의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 황반변성은 10여 년 전만 해도 마땅한 치료가 없어 진단과 동시에 실명을 가정했다. 치료를 하더라도 실명을 최대한 늦추는 게 목표였다. 다만 최근에는 주사로 눈 속에 약물(항혈관성장인자 주사)을 주입하는 치료법이 개발돼 시력 개선과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여전히 완치는 어렵다.
김상진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반복적으로 안구 내 주사를 맞아야 하기에 정신적 고통과 피로감이 클 수도 있다"면서 "노화에 따라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나 가족, 담당 의료진 모두 우울증 발생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희 교수 역시 "국내 진료의 특성상 안과 전문의들이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들을 관리하면서 우울증에 대하여 신경쓰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론 나이관련 황반변성에 의한 질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환자의 심리 상태도 같이 고려·지원하는 보건정책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에서 권위를 평가받는 국제 학술지인 «옵살몰로지(Ophthalm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황반변성은 황반의 시세포와 망막 구조가 변하거나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는 등의 기능적 문제로 나타나는 질환 전반을 가리킨다. 초기엔 선이나 물체가 휘어 보이거나 사물의 중심부가 흐려지고 일그러져 보이다가 급속히 시력이 저하한다.
발생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노화에 따른 것으로 본다.국민건강영양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 인구의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우울증 유병율은 모두 10% 이상이다.
[관련기사='실명 위험' 황반변성... '신경손상' 전 치료가 핵심! (https://kormedi.com/1569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