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신 데이터로 'NEXT 코로나' 예측?... KT-게이츠재단 감염병 연구

기지국 위치정보 등 활용... 수집 데이터, 익명화해 연구 목적 활용 가능

지난해 5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국제사회가 코로나19 이후의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World Economic Forum]
코로나19 사태에 앞서 전 세계의 대규모 감염병 사태를 예측했던 빌 게이츠의 '빌&멜린다 게이츠재단'과 KT가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대비 연구 결과를 내놨다.

30일 KT는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은 연구 결과인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과 'AI 기반 감염병 자가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KT 송재호 AI/DX(인공지능/디지털전환)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는 "게이츠 재단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선제적 감염병 대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이번 사업의 의의를 평가했다.

재단은 2020년 5월부터 3년간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의 일환으로 KT를 지원해왔다. 고려대 구로 병원, 모바일닥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메디블록 등도 컨소시엄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KT는 2021년 1월 연구용 데이터 수집 앱인 '샤인'을 개발했다. 5만 여명의 시민이 해당 앱을 사용했다. 이용자들은 코로나19 자가진단 데이터,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반응과 증상, PCR 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해당 데이터의 일부는 익명 처리해 홈페이지(https://shineforall.org/)에 공개하고 연구 목적의 활용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통신사 기지국 위치를 활용했던 국내의 역학조사 방식의 효과성을 재확인했다. 대규모 전염병의 특성상 사회적 활동과 물리적 이동이 많은 경우 감염이 쉽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개인의 통신사 기지국 위치 데이터로 미리 확인한다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별도의 집중적인 방역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2022년 상반기 샤인에서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를 등록한 이용자 중 서로 기지국 커버리지가 겹쳤던 이용자 사이의 코로나19 감염률은 87.8%에 달했다. 이들 간의 감염 범위 내 물리적 접촉이 놓았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서로 기지국 커버리지가 겹치지 않았던 그룹, 즉 서로 접촉이 적었다고 볼 수 있는 그룹의 감염률은 60.3%로 27.5%p(포인트)나 낮았다.

연구팀은 "사용자 간 기지국 위치가 확진자와의 접촉 가능성을 나타내는 유의미한 정보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감염 위험 예측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속 연구로 KT와 고려대 구로병원이 '모바일 감시 및 통신데이터 활용 코로나19 확산 예측 분석' 주제로 상세 연구를 진행해 전문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했던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그동안 감염병에 대한 역학조사는 접촉자를 일일이 추적하는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계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닥칠 미지의 신종 감염병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신, 의료,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디지털 방역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T, 고려대 구로병원 등의 컨소시엄이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의 연구 지원을 받아 개발한 감염병 연구용 데이터 수집앱인 '샤인' 모습. [사진=샤인 홈페이지]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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