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튀김이 불안·우울증 부른다?
튀긴 음식 자주 섭취하면 불안 위험 12%, 우울증 위험 7% 높아져
기름에 튀기면 장화도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튀김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치맥문화가 발달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감자튀김 같은 튀긴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은 불안증이나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개재된 중국 저장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11.3년 동안 14만72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튀긴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불안 위험이 12%, 우울증 위험이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 연령대로는 젊은 층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2년 안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참가자를 제외한 결과 튀김을 섭취한 사람에게서 총 8294건의 불안과 1만2735건의 우울증이 발견됐다. 특히 감자튀김은 흰 살 생선 튀김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가자들이 정기적으로 한 끼 이상의 튀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젊은 남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튀긴 음식에는 음식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라는 화학물질이 생겨난다. 연구진은 아크릴아마이드가 뇌 염증과 관련된 "불안 및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원인물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열대어의 일종인 제브라피시를 아크릴아마이드에 장기간 노출시켰더니 물고기들이 수조 내의 어두운 지역에 몰리며 새로운 영역을 탐첨하는 능력이 강소했다는 별도의 연구결과를 함께 제시했다. 이는 물고기의 불안수준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일반적 징표로 간주된다.
연구진은 2020년 우울증과 불안감이 각각 27.6%와 25.6% 증가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5% 이상이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저장대의 장유(张宇) 교수(생명공학)는 “튀긴 음식의 부작용에 대해 당황할 필요가 없지만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튀긴 음식의 소비를 줄이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외에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튀긴 음식은 비만, 고혈압 그리고 다른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로 분류된다. 하지만 영양학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예비적인 것이고, 튀긴 음식이 정신 건강 문제를 야기한 것인지 반대로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튀긴 음식을 선호하게 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활의학 국제단체인 ‘참 건강 구상(True Health Initiative)’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카츠 박사(의학)는 “불안‧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안도감을 얻기 위해 점점 더 자주 '위안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T H 챈 공중보건대학원의 월터 윌렛 교수(역학 및 영양학)는 튀긴 음식과 아크릴아마이드와 연관성에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그는 아크릴아마이드가 반드시 튀긴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원두를 볶는 커피에도 들어있으며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함께 가열하는 토스트에도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튀긴 음식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음식을 튀기고 어떤 종류의 지방을 튀기는 데 사용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면서 감자튀김의 경우 감자가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자는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이에 대한 호르몬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품“이라며 오히려 ”이러한 급격한 혈당 상승은 오히려 튀김에 함유된 지방에 의해 부분적으로 완화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10.1073/pnas.2221097120)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