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따로 세상을 떠난, 미국사 최대 라이벌
[이성주의 건강편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의회도서관은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된 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 팬암의 설립자 후안 트립이 태평양 노선을 꿈꾸면서 주유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 도서관의 옛 항해도에서 괌을 발견, 문제를 해결한 것을 비롯해서 수많은 사상가, 정치가, 기업가 등이 의회도서관에서 미래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1800년 오늘(4월 24일)은 존 애덤스 대통령이 미국 의회도서관 설립의 바탕이 되는 법안에 서명한 날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알지만 그 사이의 존 애덤스는 잘 모르죠? 애덤스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서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했으며 제1대 부통령을 거쳐 2대 대통령이 돼 프랑스의 ‘갑질’에 맞서 미국의 독립성을 강화한 정치인입니다. 아들 존 퀸시 애덤스가 제6대 대통령이 돼 최초의 부자 대통령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요.
애덤스는 제퍼슨과의 라이벌 관계로도 유명합니다. 존 애덤스가 설립한 도서관은 영국군에 의해 불탔는데, 제퍼슨은 자신의 장서들을 모두 기부해서 이 도서관을 되살립니다. 둘은 체격도 성격도 달랐습니다. 애덤스가 오동통했고 말이 많은 데다가 다혈질이었던 반면, 제퍼슨은 190㎝가 넘는 거구에 과묵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조지 워싱턴의 왼팔, 오른팔 역할을 했지만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적으로 갈라섭니다. 애덤스가 대통령에 취임하자 당시 헌법에 따라 2등을 차지해 부통령이 된 제퍼슨은 사사건건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합니다. 사실, 정치적 입지부터 달랐습니다. 애덤스는 연방주의자였고, 제퍼슨은 연방주의에 반대했습니다. 또 애덤스는 프랑스와 전쟁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제퍼슨은 친불반영주의자였습니다.
애덤스는 제퍼슨이 제3대 대통령에 선출되자, 취임식 직전에 자기편 사람을 대거 입각시키고 취임식에도 불참한 채 매사추세츠 주의 고향으로 가버립니다. 한동안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 1812년 새해 애덤스가 제퍼슨에게 편지를 보내며 화해해, 죽기 전까지 서로 편지 158통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둘은 공교롭게도 함께 미국 독립선언서를 발표한지 50년이 되는, 1826년 7월 4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눈을 감습니다. 제퍼슨이 먼저 숨진 것을 모른 애덤스는 “토마스 제퍼슨은 아직 살아있는데(Thomas Jefferson survives…)”라는 말을 끝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이승으로 떠나는 길에 만나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요?
둘은 미국 정치사의 최대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지요? 라이벌은 ‘반대편 강둑에 사는 두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Rivalis’에서 온 말입니다. 강물이 모자라면 싸우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함께 가는 사람을 뜻하지요. 강을 뜻하는 ‘River’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대체로 라이벌의 건전한 경쟁은 둘 모두를 발전시키는데, 여러분의 라이벌은 누구인가요? 오늘 애덤스가 제퍼슨에게 편지를 보냈듯, 그 라이벌에게 전화나 문자 한 통 보내 안부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라이벌에 대한 아래 명언, 마음에 담으면서….
○위대한 라이벌 관계는 증오 위에 세워질 필요가 없다. 그것은 존경, 특히 상대방의 우수함에 대한 존경 위에 세워진다. -마이크 크루지제프스키(미국 농구감독)
○너의 우상이 네 라이벌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라. -지드래곤
○다른 사람의 좋은 습관을 배워라. 라이벌의 좋은 점도 놓치지 말고 배워라. –빌 게이츠
○무엇이든 잘 하려고 하면 라이벌이 생긴다. 우리는 대체로 주연보다는 조연이니까 주연을 도와주려고 최선을 다해야한다. 라이벌로 생각한다고 해서 내가 주연이 되는 법은 없다. -최불암
1942년 오늘은 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태어난 날입니다. 영화 ‘A Star is Born’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부르는 ‘Evergreen’ 준비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레이디 가가가 주연한 리바이벌 영화만 알던데, 원본이 훨씬 뛰어나지 않나요? 스트라이샌드의 가창력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