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생리통, OOO 징후? 자궁과 장을 잘라낸 여성
진단 7년이나 걸리는 자궁내막증…증상 있다면 정밀 검사 필요
생리통이 매우 심하다면 자궁내막증이 아닐까 의심해봐야 한다. 10대 때부터 생리통을 심하게 겪은 영국 맨체스터의 한 여성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뒤 자궁을 비롯해 장까지 절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조이 베일리(31)는 어린 시절부터 심한 생리통에 시달렸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병원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으며 정밀 검사를 권유하지 않았다.
통증을 단지 생리통일 뿐이라고 넘겼던 그는 21살(2013년)에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증은 조직학적 검사와 초음파, MRI 등 영상 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복강경(내시경)을 통한 명확한 확진이 중요하다. 그는 증상이 악화돼 2018년 자궁과 자궁 경부를 제거했다. 그는 일반적으론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지만 난소는 절제하지 않아 희망은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의 내막 조직이 자궁 바깥에 있어 각종 통증과 불임을 유발하는 병이다. 자궁내막 세포는 각종 성호르몬에 대한 수용체를 갖고 있어 생리 주기에 따라 출혈,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생리 기간 내내 배가 아프고 평상시에도 등과 허리, 배, 방광 등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세가 다양한 자궁내막증은 진단까지 평균 7년 이상이 걸린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진통제나 경구피임약 등 약물로 이뤄진다. 심한 경우 자궁, 난소난관 절제술 등을 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 관련 조직이나 감염된 장기의 일부를 자르는 것도 자궁내막증의 주요 치료법 중 하나다.
베일리는 “내 몸의 일부가 제거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지만 의사들은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었다”며 “한평생 어머니가 되는 것을 꿈꿔왔기에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뒤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자궁절제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궁내막증이 완전히 다 나은 것은 아니었다. 수술 1년 뒤 정기검사를 받은 그는 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자궁내막 조직은 장이나 직장 등에서도 자랄 수 있다. 장을 절제한 그는 배변 주머니를 착용해야만 했다. 이는 식단 관리뿐만 아니라 옷차림, 여행지 등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옷을 입을 때도 배변 주머니를 가릴 수 있는 복장을 고르게 됐다”며 “여행을 가더라도 배변 주머니의 내용물을 비울 수 있는 화장실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여전히 통증을 느끼고 있으며, 고통을 덜려면 난자를 생산할 수 없도록 난소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는 수술 전 자신의 난자를 얼리기 위해 모금회를 열었다. 그는 “자궁내막증 진단에 너무 오랜 기간이 걸렸다”며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