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암 퇴치 식품 6가지...그 효능 분석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시금치 등 녹색 채소
시금치 등 채소에 풍부한 엽산은 암을 퇴치하는 효능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러 연구를 통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암과의 전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암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유망한 식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의 레이첼 스톨젠버그-솔로몬 박사는 “암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은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암과 싸우는 물질이 풍부한 식단은 주로 식물성이라는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미국암연구소의 영양 고문인 카렌 콜린스 박사는 “접시에 식물성 식품이 3분의 2가 있다면 포화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최고의 암 퇴치 식품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효능에 대해 알아봤다.

◇엽산 풍부 식품

엽산은 비타민B 복합체로서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와 김, 미역 등 해조류, 바나나, 키위, 참외 등의 과일에 많이 들어있다. 전문가들은 “엽산 수치가 낮으면 DNA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한다. 반대로 적절한 수치의 엽산은 돌연변이를 막는 작용을 한다.

50~69세 사이의 남성 흡연자 2만 7000여 명에 대한 엽산의 영향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대상자 중 적어도 일일 권장 엽산 권장량(약 400㎍)을 섭취하는 사람은 췌장암 발병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에 마시는 오렌지주스 한 잔도 엽산 함량이 높다. 곡류로 만든 시리얼도 마찬가지다. 점심에는 시금치 또는 상추를 곁들인 샐러드를 맛보라. 말린 콩이나 완두콩을 얹으면 효과를 더 높인다. 간식으로는 땅콩이나 오렌지가 좋다. 저녁 식사 때 아스파라거스 또는 방울양배추를 곁들이면 엽산 섭취를 늘릴 수 있다.

◇비타민D 식품

지용성(기름에 잘 녹는)인 비타민D는 칼슘을 흡수해 튼튼한 치아와 뼈를 만들고,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학자들은 “비타민D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말한다.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비타민D 섭취 증가와 유방암 위험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가 유방암 발병 위험을 최대 50%까지 낮추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또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비타민D는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햇볕으로 인한 비타민D 생성이 가장 높은 여름철에 폐암 수술을 받고 비타민D 섭취량이 가장 많았던 환자들은 5년 생존율이 56%에 달했다. 반면에 비타민D 섭취량이 적고 겨울철에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은 5년 생존율이 23%에 불과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많은 연구자들은 비타민D 하루 섭취 권장량인 400IU는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존스 홉킨스대의 윌리엄 G. 넬슨 박사는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을 남녀 모두에게서 1000IU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이 더 나은 것으로 판명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 정도 양이 안전하고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타민D는 주로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서 합성이 일어난다. 자외선 차단제 없이 신체의 40%를 쨍쨍 쬐는 태양에 노출시키면 10분 만에 비타민D 5000IU를 얻을 수 있다.

햇볕에 피부가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암 우려도 있고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여의치 않은 때가 많아 햇볕 노출만으로 꾸준히 비타민D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럴 때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비타민D는 우유를 비롯해 대구, 새우, 야생 연어 등 해산물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달걀도 또 다른 좋은 공급원이다.

△차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녹차, 홍차 등이 몇 가지 암을 퇴치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쁠 것이다. 많은 식물성 식품과 마찬가지로 차에는 항산화 효과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가 포함돼 있다. 특히 차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인 캠페롤은 암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

여성 6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캠페롤 섭취를 평가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캠페롤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난소암 발병 위험이 가장 낮았다.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에 의하면 차 4잔에 들어있는 양인 10~12㎎의 캠페롤을 매일 섭취하면 난소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별도의 연구에서는 플라보노이드 섭취와 유방암 위험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000여명의 생활 습관을 분석한 이 연구에서 플라보노이드를 가장 많이 섭취한 폐경기 여성은 가장 적게 섭취한 여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46% 낮았다. 그러나 플라보노이드 섭취는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 위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뜻한 차는 겨울에 몸을 데운다. 아이스티는 여름에 시원한 청량감을 제공한다. 따라서 암 예방을 위해서 일 년 내내 차를 즐겨라. 잠깐!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으니 적당한 온도로 식혀 마셔야 한다.

◇십자화과 채소

케일, 순무 잎, 양배추,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방울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는 어린이들에게는 별 인기가 없지만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험실 연구에서 십자화과 채소를 자르거나 씹는 동안 방출되는 물질이 암을 죽이는 효과가 일어났다.

십자화과 채소에 대한 최근 연구는 전립선암과 대장암에 대한 유망한 결과를 보여준다. 인간 전립선 종양을 이식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십자화과 채소에 들어있는 암 퇴치 물질 중 하나로 치료한 결과 31일 후에 종양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대장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유전성 대장 용종(폴립) 상태로 만들어진 쥐에게 십자화과 채소를 씹을 때 방출되는 설포라판이라는 항산화제를 먹인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약 절반의 용종만이 발생했다.

십자화과 채소는 통째로 삼키면 소용이 없다. 십자화과 채소의 암으로부터의 보호 효과는 자르거나 씹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입에서 오물오물 잘 씹어서 먹어야 한다. 십자화과 채소는 볶음 요리나 샐러드에 생으로 넣어 먹어도 좋다.

◇커큐민

강황의 뿌리에서 추출된 커큐민은 좋아하는 요리에 뿌려 먹으면 식사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커큐민의 항염증 효과가 암과 싸우는 능력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텍사드대 MD 앤더슨 암센터의 생화학자인 바랏 B. 아가월 박사는 “대부분의 질병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만성 염증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큐민은 세포 신호 경로를 방해해 암세포의 변형, 증식 및 침입을 억제한다.

커큐민의 보호 효과는 방광암과 위암까지 확장될 수 있다. 아가월 박사는 “모든 암 중에서 커큐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암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염증이 대부분 암의 매개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큐민은 카레 가루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쌀, 닭고기, 채소, 렌틸콩 등이 들어간 맛있는 카레 요리를 먹으면서 쉽게 섭취할 수 있다. 많은 셰프들이 각종 요리를 만들 때 밝고 노란색의 커큐민 가루를 뿌려 영양과 색감을 더하기도 한다.

△생강

메스꺼움을 진정시키는 데 오랫동안 사용된 향신료인 생강은 암과 싸우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암세포를 직접 연구하면서 생강이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발견했다.

생강이 난소암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미시간대 레베카 리우 교수(산부인과)는 “세포 자연사와 자가 포식 등의 경로를 통해 생강이 암세포 사멸시킨다”며 “난소암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존의 화학 요법 약물에 내성을 갖게 되는데 생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생강에 대한 내성을 갖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강이 암에 미치는 영향은 인간을 대상으로 직접 테스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특별한 식이 권장 사항을 제공할 수 없다”며 “그러나 생강이 상대적으로 독성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식단에 생강을 추가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생강이 들어간 각종 요리를 즐기고, 여기에 생강차, 진저에일이나 생강 쿠키를 먹으면 생강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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