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수술 없이 '초음파 치료'도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하이푸 시술 보급 확대...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
대표적인 남성암인 전립선암은 예방과 조기 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기법이 발달하면서 초기 단계에서 수술을 대신할 치료법도 보급되고 있다.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 하이푸)' 가 전립선암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푸 시술은 최근 20년 동안 빠르게 보급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몸에 무리를 주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보완할 대체 치료법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열에 취약한 근종이나 종양세포가 65~100도의 고온에서 괴사한다는 원리를 활용했다. '진동'이라는 특성을 가진 음파를 고강도(초음파)로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방출하면 그 부위에선 마찰이 발생하고 온도가 높아진다.
이를 우리 몸에 적용하면 조직 온도를 80도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열이 종양세포를 괴사시키기 때문에 수술 없이도 암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그간 자궁근종 등 여성질환에 자주 사용돼왔지만, 최근엔 전립선암 치료에도 활용이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이현무 교수는 하이푸 시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전립선암 조기 진단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이푸 시술은 조기 전립선암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능동감시(Active surveillance)' 치료 방식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능동감시 방식이란 직접적(근치적) 치료로 환자 몸의 무리가 크다고 판단될 때 이를 미루면서 삶의 질을 최대한 보존하다가 병이 악화 조짐을 보이거나 불안한 상태일 때 시행하는 방법이다.
대체로 전립선암에선 능동감시 방식을 시행하는 환자의 30%에서 암이 진행하는데, 이때 수술이나 방사선 등의 항암치료 후유증을 우려하는 환자에게 대안으로 하이푸 시술을 시행한다. 현재까지 이현무 교수는 200 차례 이상을 시행해왔다.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로봇수술도 몸의 부담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국소 전립선암(초기 단계)일 때 시행하는 로봇수술은 요도 길이와 신경혈관다발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기에 수술 후 비뇨의학적 후유증 발생이 적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전체에선 1만 건 이상의 로봇수술을 집도했으며, 이 중 전립선암 관련 수술만 5000건에 달한다. 이 중 이현무 교수가 집도한 로봇수술만 2000건 수준이다. 하이푸 시술이나 로봇수술 모두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지만,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조기진단 시스템이 중요하다.
전립선암의 예방적 진단에는 △전립선암 특이항원검사(PSA) △추가 혈액검사(PHI)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을 많이 활용한다. 초기 전립선암이 의심된다면 진단 정확도가 높고 감염 위험이 적은 △회음부 조직검사까지 받는 것이 좋다고 이 교수는 조언한다.
이현무 교수는 "초기 전립선암에서 암을 적절히 치료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치료 전략이 다채로워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더 적합한 치료를 찾고, 고도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