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운동해야 혈압 낮아진다
“비만·노인 고혈압 환자, 오후 5~8시 실내자전거로 수축기 혈압 낮춰”
혈압을 빨리 떨어뜨려야 하는 고혈압 환자는 아침 시간대보다는 저녁 시간대에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의 제1저자인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레안드로 브리토 박사(박사후 연구원)는 “나이가 들었거나 약이 잘 듣지 않거나 살이 찐 고혈압 환자는 운동을 해도 혈압을 항상 떨어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환자는 최적의 운동 시간을 골라야 혈압약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약이 잘 듣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리토 박사가 브라질 상파울루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을 때 수행된 이 연구에는 고혈압이 있는 노인 2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참가자는 모두 4개월 이상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10주 동안 주3회 실내자전거(고정식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했다. 한 그룹은 오전 7~10시에만 운동했고, 또 다른 그룹은 오후 5~8시에만 운동했다.
연구 결과 두 그룹의 확장기 혈압(수치가 낮은 혈압)은 비슷하게 떨어졌으나 수축기 혈압(수치가 높은 혈압)은 저녁 시간대에 운동을 한 그룹에서만 떨어졌다. 성인의 정상 혈압은 120(수축기 혈압)/80(확장기 혈압)mmHg 미만이다.
브리토 박사는 혈압 조절 자율 기능(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생리적 과정을 조절하는 신경계 기능)을 측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저녁 시간대 운동의 혈압 강하는 일명 ‘동맥긴장(arterial tonus)’으로 알려진 혈압 변화에 대한 신경반응이 개선된 덕분인 걸로 드러났다. 브리토 박사는 “어떤 운동이든 하는 게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낫지만, 혈압을 더 빨리 조절해야 하거나 운동의 이점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저녁에 운동을 시도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몸무게를 줄이려면 아침 운동이 더 좋다. 공복에 운동을 하면 지방에서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미국 브리검영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 시간대에 운동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하루 음식 섭취량이 줄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 연구 결과는 20~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리는 미국생리학회 학술대회(American Physiology Summit)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