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이유도 성별차?...뇌 변화 달라 (연구)
미국 UCLA, 비만과 뇌 변화 연구 발표
비만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에서 이뤄진 새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남성과 여성의 뇌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라 비만 치료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미국 건강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는 보도했다.
기존 비만 관련 뇌 영상 연구는 비만이 식습관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는 각종 실험과 다양한 유형의 뇌 스캔 결과를 이용해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BMI가 높은 남성과 여성은 변화하는 뇌 부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인 여성은 강박적 식사와 관련된 뇌 부위 변화가 가장 흔하게 일어났다. 비만인 남성은 복부 불편 및 허기를 느끼는 내장 감각과 연관된 뇌 부우 변화가 흔했다.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 의대 부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아르파나 굽타 박사는 "(최근 발표된) 문헌 검토에서 2010년 이후 모든 비만 관련 신경 영상 연구가 남녀의 뇌 변화 차이를 상당히 무시해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이번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만이 뇌 신호를 바꿔 음식에 대한 인식, 식탐, 식습관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면서 "이런 뇌 패턴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것은 비만 경로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하기에 획기적 발견"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비만과 관련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회사인 '폼(Form)'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플로랜시아 할파린 박사는 “비만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건강정보매체인 MIDSS에 영양사로 등록되어 있는 켈시 코스타 또한 “이 연구는 비만의 개인화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첫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남성 비만 주요 정보가 대부분 누락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타는 "비만인 경우 여성은 신경 신호에 더 큰 변화가 있었고, 정신 건강 점수도 낮았다. 이는 여성이 음식에 대한 갈망, 중독 및 기타 건강에 해로운 식이 습관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에 대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진전"이라면서 "(개인별 차이를 파악해) 식이조절은 물론 정서 및 스트레스 관련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성에게 가장 두드러진 비만의 원인에 대해 이 연구가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건강심리학 박사이며 건강전문 기업 시그노스의 행동전략부문 이사인 사라 니콜 보스턴 박사는 "BMI가 높은 사람들은 생애 초기 트라우마, 불안, 우울증, 민감성 내장, 신체 기능 장애, 잦은 질병 증상 등을 비교적 많이 겪으며 신체 및 정신 건강 관련 삶의 질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만 치료는 만성 스트레스 요인을 해결하는 데 더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런 동반 질환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며, 일상에서 분명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체중 감량 프로그램은 이런 부분을 다루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