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점 알려주길 바라며 적을 사랑하라고?
[이성주의 건강편지]
18세기 서구의 평균 수명은 40세 초반이었다는데, 84세의 고령에 눈을 감았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장례식에 무려 2만 명이 참석해서 눈물을 흘렸고, 멀리 프랑스에선 그의 서거 소식을 듣자 의회는 사흘 동안 애도 기간을 가졌고 전국에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1790년 오늘(4월 17일), 피뢰침을 발명한 과학자이고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이면서, 우리나라에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Never put off till tomorrow what may be done today)”는 명언으로 유명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평생 절제하는 삶을 살았지만, 체중 조절에는 실패해서 중년 이후에 비만으로 고생했으며, 특히 통풍이 활동량을 줄이는 악순환에 빠져 고생하다 늑막염(가로막염)으로 고통받다 이날 숨졌습니다.
프랭클린은 가난한 수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인쇄공으로 일하다 인쇄소와 신문사를 차렸고, 이 과정에서 틈만 나면 책을 읽어 최고의 지성인이 됐지요? 번개가 전기현상이라는 것을 증명해서 피뢰침을 발명했고 이중초점렌즈, 스토브, 속도계 등도 만들었지요. 인구의 증가를 실증해서 토머스 맬더스의 《인구론》 탄생에 영향을 미쳤고요.
그는 영국왕립협회 회원으로 선정돼 ‘본국’에 가서 식민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시작합니다. 식민지의 각종 인쇄물에 인지를 붙여 세금으로 걷는 ‘인지조례’의 철폐를 주도했고 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며 독립전쟁 중 프랑스의 동맹을 이끕니다. 그가 최초로 세운 공공도서관과 소방서는 미국 지성과 안전의 토대가 됩니다. 그는 또 펜실베이니아대학과 프랭클린마셜대학을 세웠습니다. 미국철학회의 초대 회장이기도 합니다. 미국 정신의 틀을 마련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겠죠?
프랭클린이 20대에 창간했던 신문 ‘펜실베이니아 가제트’에 손더스라는 필명으로 기고한 칼럼을 묶은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은 당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가히 명언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프랭클린은 또 스스로 정한 13가지 원칙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미국 CNN 방송의 데이비드 앨런은 ‘13가지 생활수칙’을 어떤 발명품보다 더 가치 있는 발명으로 평가합니다.
‘13가지 생활수칙’은 지금까지 ‘건강편지’에서 여러 번 소개됐으므로, 오늘은 프랭클린의 명언 10개를 준비했습니다. 봄의 한 가운데에서 한 주가 시작하는 오늘, 보석 같은 명언 가운데 한두 개라도 골라 행복한 삶의 토대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①“적을 사랑하라. 그들이 당신의 잘못을 알려줄 수 있도록.”
“Love your Enemies, for they tell you your Faults.”
②“앞을 보라. 아니면 나중에 자신이 뒤처진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Look before, or you’ll find yourself behind.”
③“당신 집 창문이 유리라면 이웃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
“Don’t throw stones at your neighbors, if your own windows are glass.”
④다른 사람에게선 덕을 찾고, 자신에겐 잘못을 찾아라.“
“Search others for their virtues, thy self for thy vices.”
⑤“내게 말하면 잊는다. 가르치면 기억할 것이고, 나를 참여시키면 배울 것이다.
“Tell me and I forget. Teach me and I remember. Involve me and I learn.”
⑥“계속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증진, 성취, 성공 등과 같은 말은 의미가 없다.”
“Without continual growth and progress, such words as improvement, achievement, and success have no meaning.”
⑦“삶을 사랑하는가? 그러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시간으로 삶이 만들어지므로.”
“Dost thou love life? Then do not squander time, for that is the stuff life is made of.”
⑧“현명한 사람은 충고가 필요 없다. 바보들은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따라서 남에게 충고하지 말라!)
“Wise men don't need advice. Fools won't take it.”
⑨“평화롭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면 아는 것을 다 말하거나 보는 것을 다 판단하지 말라.”
“He that would live in peace & at ease, Must not speak all he knows or judge all he sees.”
⑩“좋은 전쟁이나 나쁜 평화는 결코 없다.”
“There never was a good war or a bad peace.”
☞‘프랭클린의 13가지 생활수칙’ 보기: 프랭클린의 13 미덕이 궁금한 분은 예전 건강편지를 보세요. 저도 사무실 벽에 붙여 놓고 날마다 보면서 스스로 반성하곤 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클릭해도 볼 수 없으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 붙여 보세요. https://kormedi.com/201284/)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봄 음악을 준비했습니다. 앙드레 류가 지휘하는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의 왈츠’ 들으며 봄 기운 채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