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매출…바이오젠, 구조조정 ‘칼바람’

다발성경화증 사업부 조정 대상...2020년 이후 '전체 매출 지속 감소'

[사진=바이오젠]

다국적제약기업 바이오젠이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정확한 감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2020년 특허분쟁 직후 매출에 타격을 받은 다발성경화증 사업부가 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회사 대변인은 “사업부 성장전략을 최적화하고 비용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며 “본사에 일부 임직원은 해고 통지를 받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사업부 내 다른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발성경화증 사업부는 회사의 주요 매출원으로 평가받는 ‘텍피데라’가 제네릭(복제약) 경쟁 상황에 놓이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텍피데라 단일품목의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에 4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20년 제네릭 전문기업 마일란(현 비아트리스)과의 제네릭 허가 관련 특허소송에 패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당초 텍피데라의 시장 독점권은 2028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정이 달라졌다.

소송에 이긴 비아트리스는 2020년 8월 제네릭을 출시했다. 이후 텍피데라의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다. 2021년 매출은 전년도 38억 4000만 달러에서 19억 500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났으며, 2022년에는 14억 달러까지 쭈그러들었다.

회사의 전체 매출도 2020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맞았다. 2020년 총 매출은 전년 대비 6.5% 감소해 134억 달러였으며, 2021년 1~3분기 매출 또한 2020년 동기간 대비 22% 감소한 82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수익은 전년에 비해 52.8%가 줄었다.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바이오젠은 지난해 3월 1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2022년 연말 기준 8725명의 직원을 고용한 상황이다. 2021년 9610명에서 1000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한편 바이오젠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텍피데라 외에도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와 알츠하이머 치매 분야에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먹구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지만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이로 인해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에선 신약 신청에 퇴짜를 맞았고, 결국 바이오젠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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