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염려증'도 존재... "지구온난화 때문에 불안해요"

온열질환, 한랭질환, 곤충매개감염병 등으로 걱정·공포

지구온난화로 ‘환경 염려증’에 빠지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사진=sumi mami/게티이미지뱅크]
몸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 크게 불안해하거나 심각한 병에 걸렸을까봐 공포를 느끼는 상태를 '건강염려증'이라고 한다. 건강을 계속 걱정하는 사람처럼 기후변화에 계속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환경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실질적으로 지구 환경은 변화하고 있다. 기후위기 골든타임을 알리는 시계가 재깍재깍 울리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 물과 식량 부족, 지구생태계 파괴 등 섬뜩한 상황이 머지않아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주류 이론에 의하면 20세기 후반 나타난 지구 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중 자연생태계와 사회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 초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푸리에는 지구가 햇빛을 계속 받으면서도 뜨거워지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다. 지구에 도달한 태양에너지만큼 지구에서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점을 알게 된 것. 19세기 후반에는 스웨덴 화학자인 스반테 아레니우스가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지구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수증기,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는 지구 표면 가까이에 열을 가둬 온실효과를 만든다는 것. 산업화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대기 온도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빙하가 녹는 것도 지구 온난화의 증거다. 빙하가 있으면 햇빛이 우주로 반사돼 온난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온실가스로 기온이 상승해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에 햇빛이 흡수돼 수온과 기온이 높아져 해빙이 촉진되고 점점 더 많은 햇빛이 흡수된다.

2022년 파키스탄 폭우 사태는 이 나라 국토의 3분의1이 물에 잠기도록 만들었다. 지구 곳곳에 난데없이 나타나는 이상 고온 현상 등도 온실가스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보니 기후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단국대 의대 권호장 교수는 9일 열린 대한스트레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후변화는 폭염, 한파, 초미세먼지, 오존 노출로 인한 사망과 곤충매개감염병,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등의 위험을 높인다"며 "기후변화에 불안해하는 등 정신건강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면 열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이 생길 수 있고 심혈관질환, 급성신장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한파는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높인다. 모기 등과 접촉해 발생하는 곤충매개감염병, 물이나 음식물 섭취로 발생하는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등의 영향도 커진다.

이러한 변화를 위협적으로 인지하는 '기후 변화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주변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우울해거하거나 괴로워하는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 기후 위기로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을 걱정하는 '환경 염려증(eco-anxiety)'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온실가스가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에 나섰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0'에 도달하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것.

각 개인은 '기후시민'이 되는 것이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완화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기후시민은 일상에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다. 권 교수는 실내온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육식 섭취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등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았다. 재활용하기 쉬운 제품을 구입하거나 기후위기와 관련한 단체에서 활동하며 건강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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