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항생제’로 슈퍼 버그 잡는다(연구)
기존 항생제 안 듣는 박테리아에 효과
수년간 과학자들은 각종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 버그(슈퍼 박테리아)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해결의 실마리를 귀중한 금속인 금에서 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글로벌건강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금 기반 화합물이 치료가 어려운 박테리아(세균)에 대해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금 기반 항생제가 특히 다른 약물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입증된 질병을 치료하는데 큰 잠재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로부터 분리된 다양한 약물 내성 박테리아에 대해 19가지 금 화합물의 활성도를 분석했다. 대상 박테리아에는 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녹농균, 스테노트로포모나스 말토필리아균,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폐렴 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19개의 금 화합물 중 16개가 황색포도상구균과 표피포도상구균에 매우 효과적이었고, 16개는 그람음성 박테리아(세균의 중요한 분류 방법인 그람 염색법에 음성인 결과를 보이는 세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람음성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더 크며 이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19가지 금 화합물은 모두 치료하기 어려운 박테리아 중 적어도 하나에 대해 효과적이었고, 일부는 여러 가지에 대해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의 사라 소토 곤잘레스 박사는 “일부 금 복합체가 병원 감염의 가장 큰 두 가지 원인인 황색포도상구균과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연구한 금 복합체 유형은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며 “또한 쉽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개발을 위한 방대한 범위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약물 내성 감염으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0여만 명이 사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공중 보건 위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항균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금으로 만드는 금속항생제(핵심에 금 이온이 있는 화합물)는 슈퍼 버그를 퇴치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새로운 접근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소토 곤잘레스 박사는 “금 복합체는 효소의 작용을 멈추고, 박테리아 막의 기능을 방해하는 등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Future is bright for gold-based antibiotics)는 이번 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럽 임상미생물학 및 감염병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