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푸른 눈의 의사', 50년 만에 '보건의날' 훈장
샤를 나베 "기억해줘 감사"... 한센병 환자 치료 공헌
제51회 보건의 날을 기념하는 유공자 포상에서 과거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봤던 '푸른 눈의 의사'가 한국을 떠난 지 50여 년만에 훈장을 받았다.
7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제51회 보건의 날 기념식을 열고 국민 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241명을 포상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대상자인 벨기에 국적의 샤를 나베(81) 씨다. 벨기에의 국제 한센병 구호단체인 '다미안 재단' 소속인 나베 씨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소록도병원에서 50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를 돌봤다.
지병으로 한국을 떠난 지 50여 년만에 주벨기에 대사관이 서훈 후보로 추천하며 공로가 알려졌다. 80대의 고령인 그는 이날 한국을 방문하진 못한다.
보건부는 그가 당시 신기술이었던 외과수술과 물리요법을 도입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고 전남지역 의과대학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첨단 의료기술을 전수한 공로를 인정했다.
나베 씨는 일주일에 4일은 종일 수술만 하는 등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봤다. 당시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는 데도 힘썼다. 한센병 환자는 진단 즉시 소록도에 분리돼 치료를 받고 임신과 출산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심장 스텐트 시술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석좌교수가 지난 30여년간 심혈관 중재시술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와 환자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26년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와상 환자를 직접 찾아다니며 왕진했던 파티마의원 장현재 원장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노숙인과 장애인, 불법체류자 환자들을 편견없이 치료하며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챙긴 서울시 서북병원 최영아 지방의무사무관은 옥조근정훈장을 받게 됐다.
국민포장에는 김현태 약학정보원장, 고려대 안암병원 추영수 선임간호부장,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이사장 등이 선정됐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등 10명의 대통령 표창 수상자를 비롯해 국무총리 표창 13명, 장관 표창 210명도 관련 공로를 인정받았다.
복지부는 보건의 날인 7일부터 1주일 동안을 '건강주간'으로 정했다.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제6차 미래건강전략 포럼 등을 열고 건강정보 이해 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