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폭증, 남아 83배…"전세계 유례 없는 수준"
신체·정신 건강에 악영향···전문의 상담 후 치료해야
어린이의 성조숙증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여아 8세, 남아 9세 전후)에 이차성징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성조숙증 환자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이 됐을 때는 평균 키보다 작을 수 있다. 여아는 초경 시점이 빨라지고 성호르몬 관련 암 발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또 정신 성장이 신체 발달을 따라가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 연구팀은 2008∼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했다. 9세 미만 남아와 10세 미만 여아 중 성조숙증으로 사춘기 억제 치료를 받은 비율이 남녀 모두 크게 늘었다.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아동은 남아 6906명, 여아 12만 6377명으로 여아가 훨씬 많았지만, 2008년 대비 2020년 진단 비율은 남아가 약 83배, 여아가 16배 늘었다.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혜 교수는 “국내 성조숙증 증가 폭은 전세계에서 유례 없는 수준”이라며 “비만, 스트레스, 내분비물질 장애, 디지털 기기의 지나친 사용 등이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의 키, 성장 속도, 호르몬 증가 정도 등 고려할 요인이 많기 때문에 사춘기 억제 치료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 «PLOS One»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