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동맥질환자 정맥, 동맥으로 바꿔 사지절단 막아

환자 2억명…콩팥병 고혈압으로 동맥 막혀 수술 불가능한 20% 대상

죽처럼 걸쭉한 찌꺼기(플라크)가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동맥(말초동맥)에 쌓이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이를 막아주는 카테터 시술이 성공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등 합병증으로 다리를 잘라내야 할 말초동맥질환(PAD) 환자의 정맥을 동맥으로 바꿔 위기를 극복하는 카테터 시술이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해링턴심혈관연구소 연구팀은 카테터로 다리의 정맥을 동맥으로 전환해 피의 흐름을 회복하는 시술을 해서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다리 절단 위기를 막았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연구팀은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맥을 동맥으로 바꾸는 카테터 시술을 받은 말초동맥질환 환자 4명 중 3명이 상처를 치유해 다리를 절단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림플로우(LimFlow)’라는 실험적이고 최소 침습 시술이 좋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침습이란 수술칼(메스)로 살을 째는 등 외과 수술 및 처치를 말한다.

연구의 제1저자인 메흐디 시셰보 박사(해링턴심혈관연구소장)는 “무릎 부위의 다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던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이 카테터 시술로 큰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자의 약 20~30%는 상태가 너무 심각하고 석회화되어 우회술이나 혈관 접근 자체가 어려워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동맥은 심장이 내뿜는 깨끗한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혈관이다. 당뇨병·콩팥병·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비만 등 합병증과 흡연, 노화 등으로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동맥(말초동맥)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주로 다리에 심한 통증과 무감각·마비 증상을 보이고 피가 잘 통하지 않은 부위는 창백하거나 파래진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다리에 작은 상처나 궤양이 생겨도 조직이 괴사해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

전 세계 말초동맥질환 환자는 약 2억명이다. 미국에서만도 약 1000만 명이 이 병의 영향을 받으며 매년 약 18만5000명이 사지를 절단한다. 하루 약 500명 꼴이 넘는다. 2050년까지 약 360만명이 사지 손상을 감수하며 살아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림플로우 시술은 동맥 우회로나 스텐트로 동맥을 열어 치료할 수 없는 다리 동맥 막힘(동맥경화증)이 있는 절망적인 PAD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약간의 부기가 있을 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시술의 공식 승인을 검토 중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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