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 '구토' 파동, 일파만파... 원인은 무엇일까?
당국 조사 착수... '토마토 알레르기' 유사
최근 방울토마토를 섭취한 후 구토 등의 이상증세를 보였다는 사례가 속출해 당국이 공식 조사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번 파동의 원인으로 일부 함유 성분의 알레르기 증상, 잔류 농약, 신품종, 성장촉진제 등을 추측하고 있다.
30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파동을 놓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농산물·식품영양 전문가 등과 함께 관련 사례를 공유했다. 재배와 유통 과정 전반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문 의견을 수렴해 종합 대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특정 원인을 거론하거나 단정하기엔 이르다"면서 "정확한 원인과 이후의 조치 방안은 자문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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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은?... '토마토 알레르기'와 유사
해당 이상사례는 최근 한 달 사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지난달 말 육아카페에서 처음 올라왔던 사례들이 퍼지면서 이와 유사한 증상을 겪었던 경험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식약처나 부정·불량식품 신고전화 '1399'로 직접 신고된 사례는 없었다.
공통적으로 구토와 메스꺼움 증상을 호소했다. 두통이나 체한 느낌, 입과 식도 등에서 쓴맛이 느껴지며 따갑거나 칼칼한 느낌이 들었다는 경우도 많았다. 대체로 마트, 온라인 구매, 청과점 등에서 구매한 방울토마토를 섭취하고 5~10분 사이에 증상을 느꼈고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중증 사례나 수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하는 장기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원인 추측 난무... 함유 성분vs재배·유통 과정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다양한 원인을 추측하고 있다. 대체로 방울토마토에 함유한 일부 성분에 대한 이상반응과 제품·유통과정상의 문제로 나뉜다. 먼저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방울토마토 성분으론 솔라닌, 토마틴, 스테비아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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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닌·토마틴
솔라닌과 토마틴은 실제 천연 농산물에 함유한 성분인 '글리코 알칼로이드'를 가리킨다. 일종의 '풀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감자독'이라고도 부르는 솔라닌은 감자에서 유래했을 때 사용하는 용어이며 토마토 종류에선 토마틴으로 부른다. 이외에도 가지, 고추, 파프리카 등의 가지과 식물에도 들어있다.
이들 물질은 암세포 등 종양 발달을 억제하는 항암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약한 독성도 갖고 있다. 식물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종의 살충 성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에 따라선 소량이라도 설사나 복통,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에선 거의 보고되지 않지만, 토마토를 음식과 양념 재료로 많이 활용하는 서양권에선 유아나 성인의 '토마토 알레르기'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만 20~40mg/100g 이상 섭취하면 복통, 위장장애, 현기증, 졸음 등의 중독 증상도 나타나며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의식장애, 일부 마비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줄기나 잎에는 많지만 열매 함유량은 적다. 성숙 과정에서 자연적으로도 분해되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매하는 붉은 색의 토마토는 거의 이상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제대로 익지 않은 초록색 토마토엔 50mg, 잘 익은 붉은 토마토엔 5mg 수준의 토마틴이 들어있다.
△스테비아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대체당)인 스테비아는 천연 방울토마토에서 유래한 성분은 아니다. 최근 단맛의 과일을 선호하는 유행에 맞춰 개발된 상품인 '스테비아 토마토'에 들어있다.
시중에서 스테비아 토마토의 의미는 혼용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처음에는 스테비아를 발효시키거나 액체화해 비료로 사용하는 '스테비아 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가리켰다. 최근에는 당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스테비아 희석수를 직접 주입하거나 침수한 후 출하하는 '스테비아 공법'을 거친 '농산(과채)가공품'을 가리키기도 한다.
스테비아는 강한 단맛을 내는 천연 성분이지만, 매우 다량을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이나 구토, 소화불량,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스테비아의 부작용과 유해성 여부에 대해선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농약 잔류, 성장촉진제, 신품종
재배나 유통과정에서 변질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약이 잔류하거나 식물에 사용한 성장촉진제(호르몬제)가 이러한 이상증세를 유발했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농가에선 품종 문제도 제기한다. 최근 1년 사이 한 신생 종자업체가 부여·공주 지역의 방울토마토 농가를 중심으로 신품종을 보급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업체는 이 품종이 '건강성분을 올리는 품종'이라고 홍보했는데, 이것이 방울토마토의 독성(토마틴 함유량)을 함께 높인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실제로도 방울토마토의 품종이나 재배 방식에 따라 수확 당시에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토마틴의 함량 차이가 일부 있을 순 있다.
이외에 식약처는 유통상 온도의 영향도 검토 중이다. 대체로 증상이 토마틴 과다 섭취 반응에 가까운 반면, 구매한 방울토마토가 모두 '잘 익은 빨간색'이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오락가락하는 기온이 수확한 토마토의 성숙 과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번 방울토마토 구토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 또는 식품안전나라(1399)의 신고 거부 경험이 있으신 독자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jh@kormedi.com으로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식약처 또는 1399가 농산물 혹은 가공식품이 아니란 사유로 지자체나 보건소로 신고하라고 권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