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공 모양이라면?...위험 천만

하트형, 구형보다 심근병증 24%, 심방세동 31% 더 발병 확률 낮아

유전자 못지않게 심장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심장 건강에 매우 중요한 걸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이 공처럼 둥근 사람은 하트 모양 사람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스미스심장연구소가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건강한 남녀 3만8897명의 심장 MRI(자기공명영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야구공처럼 둥근 ‘구형 심장’을 가진 사람은 길쭉한 모양의 전통적인 발렌타인 ‘하트형 심장’을 가진 사람에 비해 심근병증 위험이 24%, 심방세동 위험이 3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형 심장에서는 심근병증과 관련된 4개의 유전자(PLN, ANGPT1, PDZRN3, HLA DR/DQ)가 발견됐다. 이들 유전자 가운데 처음 3개를 가진 사람은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걸로 드러났다.

주요 관련 유전자 4개 중 3개 가진 사람도 심장병 위험 높아

연구의 공동 저자인 의학인공지능부 데이비드 우양 박사(심장전문의)는 “구형 심장과 특정 유전자형 3개를 지닌 사람이 훗날 심근병증과 심방세동을 일으킬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 모양은 수년에 걸쳐 변하며 통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히 심장마비 등을 일으킨 뒤 더 둥글게 된다”고 덧붙였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장박동 장애에 속하는 심방세동은 매우 흔하며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인다. 심방세동 유병률은 최근 큰 폭으로 높아지고 있다. 심방세동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도 121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심장근육병인 심근병증은 심장이 혈액을 다른 부위로 뿜어내는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병증은 성인 500명 당 1명꼴로 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심장 구조의 유전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의 딥 러닝(Deep learning, 심층기계학습)과 첨단 영상분석법을 활용했다. 이 연구 결과(Deep learning-enabled analysis of medical images identifies cardiac sphericity as an early marker of cardiomyopathy and related outcomes)는 과학학술지 ≪셀(Cell)≫이 발행하는 의학저널 ≪메드(Med)≫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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