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질환 앓으면 빨리 늙는다?
오랜 병력 환자들, 더 나이든 혈액
평생 우울증, 양극성 장애,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나이보다 더 늙었음을 암시하는 혈액 지표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왜 수명이 짧고, 나이와 관련된 질병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11만780명으로부터 168개의 각기 다른 혈액 대사물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 자료를 정신 질환의 병력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연결했다. 그 결과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에 비해 더 오래된 대사산물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정신의학회의에서 수석 연구원 줄리안 무츠 박사는 “이제 혈액 대사물을 통해 나이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평생 정신병을 앓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나이보다 더 노화했음을 의미하는 대사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실제 연령보다 약 2살 더 많은 나이를 나타내는 혈액 지표를 가지고 있었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심장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환에 걸리는 경향이 높고, 이들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남성의 경우 10년, 여성의 경우 7년 정도 더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었다.
무츠 박사는 “우리의 연구로 일반 사람들과 다른 건강 및 기대 수명의 차이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생물학적 노화를 추적하기 위해 이러한 지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신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방법과 신체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하는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오스페달산라파엘레대 사라 폴레티 박사는 “이 연구는 정신질환 환자가 대사 및 연령 관련 질병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기에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예방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결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