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취약한 유전자 있다

물질 사용 장애란?

중독과 유전자의 상관 관계가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배우가 마약투약 혐의로 조사받으면서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란 용어가 자주 등장했다.  ‘물질 사용 장애’란 특정 물질을 반복 사용해 인지·행동·신체적 문제가 발생하는 데도 이를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물질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해 쾌락을 주는데, 그 정도가 강해 물질을 갈망하게 되고, 일상 활동까지 게을리하게 된다. 알코올 혹은 니코틴 중독도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달 ‘물질 사용’ 장애, 즉 중독에는 유전자의 영향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워싱턴대 알렉산더 하툼 박사 연구팀은 100만 명 이상의 게놈 데이터를 샅샅이 조사해 물질 사용 장애가 유전될 수 있으며 복잡한 유전자 상호 작용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질병에 관련된 특정 유전자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기법을 썼다. 질환과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총체적으로 연구해  일반적인 중독 위험뿐만 아니라 알코올, 니코틴, 대마초 및 아편 진통제 등과 관련된 게놈의 영역을 밝혀냈다.

하툼 박사는 ”중독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도파민 신호를 조절하는 유전체의 영역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 도파민 신호 조절의 유전적 변화가 중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는 도파민 신호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패턴이 있으면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물질 사용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뿐만 아니라 정신 질환, 자살 행동, 호흡기 질환, 심장 질환 및 만성 통증 상태를 포함한 정신·신체적 질병을 동반할 수 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소장 조슈아 고든 박사는 “물질 사용 장애와 정신 장애는 종종 함께 발생하며,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유전적 메커니즘은 물질 및 정신 질환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 및 중독연구소 소장 조지 쿠브 박사는 “유전적 위험 변이체의 발견은 질병의 근본이 되는 메커니즘과 정신 건강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준다”며 “앞으로 개인화된 예방과 치료를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2021년 12세 이상인 4600만 명이 적어도 한 가지 약물 사용 장애를 겪었으며, 같은 기간 약 10만 7000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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