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사별한 남성, 수명 줄어든다
65세~69세 남성 그 다음해 사망률 여성보다 2.6배 높아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아내보다 남편의 수명이 훨씬 많이 단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덴마크 노인 약 92만5000명의 대상으로 6년 동안 건강 결과를 추적한 결과 65세~69세 남성이 아내와 사별하면 그 다음 해에 사망할 확률이 동년배 남성에 비해 70%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존한 아내의 경우 이러한 위험 증가율은 27%에 불과했다. 해당 연령대 남성의 사망위험이 여성에 비해 2.6배가 높은 셈이다.
연구 기간 동안 8% 이상이 배우자를 잃었지만 여기에도 성별 격차가 있었다. 6% 남짓의 남성이 아내를 잃은 반면 남편을 잃은 여성은 10%였다.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생존자의 평균 연령은 77세~79세 사이였다.
연구진은 사별 후 생존자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두 가지 주요 지표를 추적했다. 2가지 지표는 사별 후 3년 동안 의료서비스에 지출한 금액과 연구 기간 동안 사망할 위험이다.
배우자와 사별한 다음 해에 유족 의료비는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상처한 남성의 의료비는 연령에 관계없이 훨씬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5세를 넘어 배우자를 잃은 생존자에서만 남성과 여성의 의료비 증가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인 65세~69세 때 남편과 사별한 경우에만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별 당시 70세 이상이었다면 사망 위험은 사별하지 않은 여성보다 높지 않거나 오히려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그렇지 않았다. 65세~84세 사이에 아내를 사별한 남편은 모두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다만 사별 당시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 증가 정도는 점차 낮아져 85세 이상 남성의 경우에만 위험이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저자인 코펜하겐대 공중보건학과의 알렉산드로스 카치페리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그 원인에 대해 정확히 답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이 남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 아닐까”라고 추정했다. 그는 배우자가 사망한 사람을 돌보기 위한 재택 간호 지원, 사회적 상호 작용, 생존자가 사별 후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의 모하나 칼레카르 완화치료학과장은 “배우자를 잃은 상실감은 불안이나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두통, 체중 감소, 불면증, 관절통, 통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여성은 더 사교적이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기꺼이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 주위의 도움을 받기 쉽지만 남성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 특히 아내가 주요 간병인이었던 남성은 아내가 잃게 되면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지 몰라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8289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