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
염증 반응 둔화로 면역 능력 떨어진 탓
비만인 사람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가 밝혀졌다. 비만인 사람은 코로나19에 대한 염증 반응이 둔해져 면역체계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치료 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케임브리지대의 메나 클래트워시 교수(면역학) 연구진은 인공호흡기와 집중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위중증 비만 환자 13명의 혈액 및 폐 샘플을 분석했다. 또 이를 비만이 아니며 인공호흡기가 필요하지 않은 20명의 코로나19 환자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비만 환자의 폐에서 면역 및 염증 반응이 활발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이들의 폐세포와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인터페론과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 괴사인자를 생성하는 유전자의 활성도가 낮게 나타났다.
클래트워시 교수는 “우리가 조사한 모든 세포 유형에서 전통적으로 항바이러스 반응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이 완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면서 “이는 예상치 못한 놀라운 발견이었다”라고 말했다. 비만인 사람은 이미 혈중 염증성 생화학 물질 수치가 높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염증반응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정반대로 염증반응이 떨어진 결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후 코로나19에 걸린 비만 아동들의 콧속 면역세포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입 지점 중 하나이며 강력한 면역 반응이 심각한 감염을 막을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음식섭취를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그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렙틴은 면역세포를 직접 자극해 면역 반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상 체중인 사람의 경우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렙틴 수치가 증가한다. 반면 비만인 사람은 평소 만성적으로 높은 수준의 렙틴이 분비되기에 감염에 대응할 추가적 렙틴을 생성하지 못해 면역세포에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의 한 명인 케임브리지대의 앤드류 콘웨이 모리스 박사는 코로나 환자의 과민성 면역 반응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는 항염증제가 비만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비만 환자의 경우는 항염증치료는 덜 받더라도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tsjournals.org/doi/10.1164/rccm.202204-0751OC?url_ver=Z39.88-2003&rfr_id=ori:rid:crossref.org&rfr_dat=cr_pub%20%200pubmed)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