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골라 낳는 인공수정 기술?
X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무거운 원리에 따라 정자 무게로 구별
불임 부부가 인공수정으로 아기를 갖게 될 경우 80%의 성공 확률로 아들과 딸을 선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22일(현지시간)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웨일 코넬 의대의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산부인과) 연구진은 1300명 이상의 불임부부 대상으로 무게에 따라 정자가 분리되도록 하는 밀도 구배 기술을 적용했다. 여성 성염색체인 X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남성 성염색체인 Y염색체(수컷)를 가진 정자보다 조금 더 무거운 원리를 적용해 가벼운 정자는 위로 올라가고 무거운 정자는 아래로 내려가게 한 것.
연구진은 이렇게 성별을 구별한 정자를 난자에 주입했다. 배아는 염색체 이상이나 성별을 선별하기 위해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팔레르모 교수는 중간의 정자를 분류한 것이 정자를 손상시키지 않았으며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3세까지 발달 지연이 관찰되지 않았고 건강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부부는 자녀의 성별 선택을 원하지 않았다. 105쌍만이 성별 선택을 원했는데 59쌍은 딸을 원했고 46쌍은 아들을 원했다. 딸을 원한 경우 배아의 79%가 여자로 태어났고 아들을 원한 경우도 거의 80%가 남자로 태어났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컬럼비아대 불임센터의 생식 내분비학자인 알렉스 로블스 박사는 “밀도 구배는 원래 비운동성 정자에서 운동성(또는 이동성) 무거운 정자를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 표준 기술인데 정교화 수준을 높였기에 충분히 실현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의 아서 카플란 교수(의료윤리학)는 딸만 셋이 있는 집안에서 아들을 원하거나 주로 남성에게만 발병하는 혈우병 가족력이 있을 경우 딸을 선택하는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윤리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함에 따라 키, 눈동자 색, 힘, 성적 취향 뿐 아니라 아들‧딸까지 선택하려는 성향이 커질 수 있다”면서 “특히 성 선택은 인구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82216)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