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전립선암 환자 '발 동동' ...플루빅토 공급 부족
노바티스의 신약 플루빅토,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 빚어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제인 플루빅토가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인 플루빅토를 생산하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공급량 부족으로 새 환자에게 한동안 플루빅토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또 현재 6주에 한 번씩 투여되는 플루빅토 치료를 받던 기존 환자에게 우선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환자 투약 일정 변경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환자에 대한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이브레아에 있는 노바티스의 제조시설이 약물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해 5월 잠재적 품질 관리 문제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당 시설은 물론 캐나다 시장을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미국 뉴저지 공장까지 생산이 중단됐다. 6월부터 생산이 재개됐으나 늘어난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 노바티스는 뉴저지 공장에서 생산된 약품의 미국 내 판매 허가 승인을 이달 들어 FDA에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승인이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신체의 다른 부위로 퍼진 말기 암 환자에게는 플루빅토 생산이 늘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으며 다른 치료 옵션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FDA가 뉴저지 공장을 신속하게 승인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클리블랜드대학병원 시드만암센터의 다니엘 스프랫 교수(방사선 종양학)는 말했다.
그는 “기존환자 중에서도 많은 환자가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짜 비극은 부분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 반응이 좋은 환자들이 나머지 치료를 제때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미국암협회(ACS)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피부암 다음으로 미국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또 전립선암은 폐암에 이어 미국 남성 암 사망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다 올해 약 3만4700명이 미국 남성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루빅토는 악성 암이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리간드를 방사성 물질과 결합한 치료제다. 표적이 된 수용체만 방사성 원소로 때리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mCRPC은 내외과적 거세술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제거하는 호르몬 요법이 듣지 않는 전립선암을 말한다. 플루빅토는 이 암을 완치시키진 못하지만 진행을 막는 효과를 보이는 거의 유일한 치료제다.
플루빅토의 임상시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약을 투여한 환자는 진단 후 평균 약 15개월을 생존했다. 이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 기간보다 4개월 더 길다.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극적인 회복이 보고되기도 했다.
ACS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윌리엄 다헛 박사는 "정말 기적적인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있어서 가끔 '와우'하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암 치료제에 비해 투여가 간편하고 구강건조증 외에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의사들도 플루빅토를 선호한다는 것.
공급 부족의 또 다른 부작용은 관련 연구 진행을 더디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약이 말기암이 되기 전에 도움을 준다는 징후가 있어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다헛 박사는 밝혔다.
노바티스 측은 FDA가 뉴저지 공장을 승인하면 이르면 올 여름부터 더 많은 플루빅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